자동차 구매·식당 방문 늘며 전체 소매판매↑
인플레이션 높지만, 소비수요도 강력
"연준의 긴축 강화에 연말 소매판매 둔화 가능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강력한 물가상승률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꺾지는 못했다.
미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4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0.9% 증가에 부합하는 결과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앞서 발표된 0.7%에서 1.4%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의 쇼핑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공급난 차질이 다소 해소되며 자동차 구매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잠잠했던 식당 방문도 늘며 전체 소매판매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물가도 높았지만 수요도 그만큼 견조했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설자재,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4월 중 1.0% 증가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자지출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3월 핵심 소매판매 증가율도 0.7%에서 1.1%로 상향됐다.
금융시장은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3%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고치 근방에 머물렀다. 상승 폭으로 3월(8.5%)에서 둔화됐지만, 두 달 연속 8%를 웃돌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보고서가 2분기 소비지출이 양호한 출발을 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발표한 4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전체 지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 늘었다는 집계 결과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BofA는 인플레이션이 높지만, 소비 수요도 못지않게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타이트한 노동시장 상황도 이를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풀이했다. 물가상승에 실질 임금이 감소한 노동자들이 '세컨드 잡(Second Job)'을 갖거나 추가 근무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여파를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수요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만큼 소매판매가 연말 경에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75bp(1bp=0.01%포인트) 인상했으며,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50bp씩 인상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