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예·적금 잔액 한달새 20조↑
신한은행·케이뱅크, 5%대 적금 상품 선봬
금리 인상에 금융권 수신액 확보 경쟁 치열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최대 5%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상품이 등장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들의 수신금리 경쟁으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 '역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16조5365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9375억원 급증했다. 이중 정기 예금 잔액(679조7768억원)은 19조1369억원 늘며, 전월(1조1536억원) 보다 17배 넘는 증가폭을 나타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에 예금이 몰리는 현상과 관련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된다고 하기보다는 역으로 금리 인상과정에서 시중 자금, 즉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은행 모습. 2022.04.08 kimkim@newspim.com |
은행들이 자금 이탈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정기예금, 은행채 조달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전월대비 11조6000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3%~5%대 정기 예·적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예금 34종의 금리를 최고 0.3%포인트(p) 인상했다. 'KB더블모아 예금'의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55%로, 'KB국민프리미엄적금'은 5년 만기 기준 최고 3.75%로 높아졌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 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p 인상했다. 이로써 대표 정기예금인 S드림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별 0.2~0.4%p 인상되며 대표 적립식 상품인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 1년 만기는 최고금리 연 4.6%로 변경됐다. 서민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적립식 상품인 신한 새희망 적금 금리는 0.3%p인상해 최고 연 5.0%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22개의 정기예금과 16개의 적금 금리를 최고 0.4%p 인상했다. 비대면 전용상품인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은 최고 연 2.8%에서 최고 연 3.1%로 'WON 예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50%로 인상됐다. 'WON 적금'은 최고 연 2.80%에서 최고 연 3.0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2.65%에서 최고 연 2.90%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일부 예·적금 상품도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최대 3%대 금리를 제공하며, 농협은행도 지난 30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예금 금리를 0.25~0.4%p 인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경우 정기예금 금리를 기간별로 최대 연 0.7%p 인상했다. 최대 연 5.0%를 받을 수 있는 대표 적금상품인 '코드K 자유적금'은 출시 이틀 만에 10만좌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금리 혜택은 최대 연 2.0%를 제공해 1년 연 4.6%, 2년 연 4.7%, 3년 연 5.0%였다.
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3% 초·중반대인 적립식 상품의 경우 2월 이후 증가추세 지속되고 있다"며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의 수신액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수신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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