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정부의 통제에 지친 외국 기업들의 탈출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중국에서 나이키 런 클럽(NRC)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NRC의 최대 소비 시장이다. 나이키는 서비스 중단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인한 여파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이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MS∙야후에 이어 아마존까지 '탈중국'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기밀 보안을 이유로 사이버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차례로 통과시키면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자국에 위치한 국내외 기업의 데이터 활동을 관리∙감독할 수 있고 필요시 법 집행 기관이 관련 데이터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기업이 법 규정을 위반해 개인정보를 수집, 사용할 경우 최대 5000만위안(약 94억원) 또는 전년도 매출액의 최대 5%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앞서 다른 해외 기업들도 정부의 통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 2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23년 6월 30일부터 중국에서 전자책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쟁이 치열하고 검열이 엄격한 중국 시장에서 미국 IT 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이 중국 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링크드인은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마지막 SNS였다.
이어 야후도 중국 시장 완전 철수를 발표했다. 야후의 대변인은 "중국에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사업과 법적 환경을 고려해 지난 1일부로 중국 본토에서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클럽하우스 등도 보안 리스크로 중국 내 접근이 막힌 상태다.
5월 19일 상하이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제로 코로나'로 해외 기업 이탈 가속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도 해외 기업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조르그 우트케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상하이 봉쇄로 두 달간 자동차∙반도체∙전자 등 첨단 산업과 제조업이 큰 피해를 입어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코로나 봉쇄로 인한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에 몰려 있는 생산 기지를 인도∙동남아로 옮기고 있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에어팟 프로2가 베트남에서 양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생산하던 아이폰13 제조 시설 일부도 인도로 이전했다. 애플은 향후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등도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7월 30일부터 중국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에어비앤비는 1분기 보고서에서 "중국 내 강력한 통제로 지역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