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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인데…화물연대 파업 설상가상

기사입력 : 2022년06월13일 11:55

최종수정 : 2022년06월13일 14:58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놓고 노사정 갈등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재계 '발등의 불'
정부, 강경 태세…"화주·운수사업자 부담"
재계 "파업 장기화, 재계 전반에 악영향"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에 직면한 한국경제가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시멘트·철강 등 원자재, 전자제품·자동차 등 완성품까지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물류에 차질을 빚으면서 신속한 화물 운송이 필요한 주류·식품업체들과 수출 기한을 맞춰야 하는 주요 수출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 직면한 한국경제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를 기록,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의 원흉으로 지적되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달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는 6%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려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3%대 물가가 이어지면 고물가로 옮겨가는 전조현상으로 해석한다. 올해 3월에는 4.1%로 4%대로 올라서면서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1년 전보다 4.8% 오르며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직접적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를 꼽을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서방국들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가 심화되고 읶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천연가스, 원유 수출 1~2위를 다투는 에너지 강국인데, 미국 주도로 러시아 에너지원에 대한 수입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자연스레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물가를 잡기 위한 방편으로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고물가에 고금리 맞서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소비심리가 줄면서 자연스레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고금리 정책은 물가 상승 속도를 낮춰줄 뿐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0.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올린 뒤, 지난 5월 1.75%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10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25%p 인상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소비자물가도 2.6%에서 5.4%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산술적으로 한국은행이 목표치인 2.75%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린다면 소비자물가도 7~8%대에 이를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고환율(원화 약세)도 수입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발한 지난 2월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 4개월여만에 100원 이상 올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86.40원으로 13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 화물연대 파업, 물류·수출 등 경제 전반 악영향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불난데 기름 붓는 격'이 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지난 7일 안전운임제 연장·확대를 요구하며 총 파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여명 중 약 절반 가량이 이번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2.06.08 mironj19@newspim.com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화물안전운임제란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 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최소한의 적정운임을 보장한다는 것이 화물안전운임제의 핵심이다. 안전운임에서 책정한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화물안전운임제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다만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품목에 한해서는 3년 일몰제로 한시적으로 도입해 올해 말 효력을 잃게 된다. 이에 일몰제를 폐지하는 개정안이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나 여전히 표류중이다. ③①㈜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재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단체 31곳은 지난 12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대한 경제계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하면서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은 물론 자동차 및 전자 부품의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과 무역에 막대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가 화주와 운수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여전히 수용불가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파업으로 인한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비상수송 대책을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는 협상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파업 장기화시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가 떠안게 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아직까지 일부 업종에만 피해를 주는 모습이지만, 협상 결렬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되면 연쇄효과로 이어져 재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업계를 위한다는 정부 명분이 반대로 업계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교란 이슈가 불거지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다만 이미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번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느냐가 중요한데, 결국은 노사 자율로 해결해야 다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낮다"고 조언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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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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