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 수확량, 봄철 날씨 덕분에 사상 최대 예상
팜유價 약세장 진입, 인도네시아 수출금지 해제 영향
"팜유 가격 하락으로 애그플레이션 완화 조짐"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곡물값이 올라 전반적인 물가가 뛰어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식량난이 정점에 이르렀으며 식량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반구에서 밀 수확기가 시작된 가운데,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올봄 좋은 날씨 덕분에 세계 곡물 창고인 러시아 등 주요 밀 생산국에서의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량 추정치를 상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해제에 팜유 가격도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고점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농산품 선물 가격 차트 (흰색:팜유, 파란색:밀, 보라색:옥수수, 붉은색:대두, 자료=블룸버그, CBOT] 2022.06.21 koinwon@newspim.com |
경기 침체 전망 역시 원자재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면 연료 사용이 줄어들 뿐 아니라 밀과 같이 최근 가격이 급등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위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곡물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팜유 가격은 전날 9% 빠진 데 이어 이날 1.8%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지난 4월 내렸던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며 시장의 수급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밀과 옥수수 가격도 약 2% 하락했는데, 통신은 북미에서 밀 공급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데다, 올봄 러시아의 밀 수출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3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5월에는 4월의 158.3포인트보다 0.6% 하락한 157.4포인트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최대 은행 메이뱅크 투자은행의 추아 학빈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식량 위기가 정점에 가까워질 조짐이 보인다"며 "팜유 하락으로 식용유 가격의 상승 압박도 완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 안보 위기를 이유로 지난 4월 말 팜유 수출 중단 조처를 했다가 지난달 23일부터는 팜유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전 세계 팜유 공급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에 전 세계 식용윳값은 한때 50% 폭등하며 애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지폈다.
중국 상하이 소재 강롄전자상거래홀딩스의 천빈 애널리스트는 "팜유 공급 회복으로 중국에서 식용유 가격 상승세가 멈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팜유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용유이자 가공 식품산업의 핵심 원료라는 것을 감안할 때 (팜유) 가격 하락은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을 크게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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