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차세대 파운드리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삼성과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3사 간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핵심은 미세공정이다. 미세공정이란 반도체 웨이퍼 회로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공정을 의미한다. 회로 사이 간격을 줄일수록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고 가격은 저렴해지며 전력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현재 5~7나노(㎚=10억분의 1m) 공정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3나노 혹은 그 이하 크기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반도체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운 이유다.
삼성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삼성·TSMC·인텔 3파전
전 세계에서 10나노 이하 공정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세 곳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3나노 기술 개발에 성공한 뒤 올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 목표를 제시했다. 초격차 전략을 통해 파운드리 선두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겠다는 것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칩에 대한 연구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TSMC는 올 하반기 3나노 양산 이후 2025년에 2나노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은 2022년 하반기 7나노급 공정인 '인텔4'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인텔의 3나노 양산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다.
미세공정 기술 확보가 반도체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UV는 7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는 필수 장비다. EUV 장비는 한 대를 제작하는 데 20주 이상이 소요돼 얼마나 빨리 많은 양을 확보하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EUV 노광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하며 연간 생산량은 50여 대에 불과하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장비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EUV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ASML 본사 방문은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삼성의 EUV 장비 보유량은 연말 51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TSMC는 84대, 인텔은 20여대의 장비를 확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
파운드리 투자 러시도 계속되고 있다.
대만 경제지 비즈니스 넥스트에 따르면 올해 TSMC는 파운드리 산업에 사상 최대 규모인 4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2019년(149억3700만달러)보다 2.8배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각각 120억 달러, 280억 달러의 투자를 예고했다.
작년 반도체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설비 투자에 43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TSMC는 36조원, 인텔은 약 21조원을 투입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