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문화재 40여점 공개
'열성어필'-'백자동채통형병' 첫 공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열성어필'과 '백지동채통형병' 등 환수문화재 40여점이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은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간담회를 통해 "이번 전시의 목적은 해외에서 돌아온 우리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보여줌으로써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환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서 공개되는 면피갑 [사진=문화재청] 2022.07.06 alice09@newspim.com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일본과 미국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열성어필' '백자동채통형병' 등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시는 1부 '나라 밖 문화재',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 3부 '현지에서'로 구성된다.
이날 김춘배 전시과장은 "이번 전시는 2021년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전시개최를 협의하며 시작됐다. 선정된 유물 중에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유물이 포함됐다. 각 유물이 갖는 역사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나라 밖 문화재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해외 문화재 현황을 알게 되고, 어떤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게 됐는지, 21만점에 이르는 모든 문화재를 환수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현지에서 잘 보존되고 활용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전달하고자 했다. 반면 악의적으로 반출된 유물들은 환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열성어필 [사진=문화재청] 2022.07.06 alice09@newspim.com |
먼저 '나라 밖 문화재' 파트인 1부는 돌아온 유물을 통해 우리 문홪가 외국으로 나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가 유출했으나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2006년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와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구새 준명지보'를 감상할 수 있다.
그중 지난 3월 환수한 '백자동채통형병'은 미국인 수집가가 반출한 유물이다. 이에 신재근 학예연구사는 "이 유물은 국내 소장 사례가 적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국새들 모두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 미국과 공조로 그 존재를 찾아내면서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되돌아온 환수문화재"라고 설명했다.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에서는 전시 유물을 통해 문화재 환수의 여러 방법을 보여준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기관에서 기증받아 환수한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와 '호조태환권 원판'을 통해 기관을 통한 기증과 도난문화재의 환수 과정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문인석 [사진=문화재청] 2022.07.06 alice09@newspim.com |
특히 신 연구사는 환수문화재 '문인석'에 대해 "문인석은 문관의 형상으로 깎아 만들어 엄숙한 표정이 대부분인데, 이번에 환수된 문인석은 얼굴의 반은 웃고 있다.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유물"이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또 "이 유물은 독일 로텐바움세계 문화예술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었으나 불법 반출된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했다. 매우 드문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환수 당시 잠깐 공개됐으나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존처리한 후로 처음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면피갑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면피갑의 경우 안과 밖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복제품을 함께 전시한다.
신재근 연구사는 "면피갑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이는 조선후기 보병들이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갑옷으로 보존처리를 거쳐 전시하게 됐다. 갑옷 안쪽에는 착용자 이름으로 추정되는 묵서가 남아 있으며, 국내외에 소장돼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나전 매, 새, 대나무 상자 [사진=문화재청] 2022.07.06 alice09@newspim.com |
마지막 3부 '현지에서'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국내로 환수되지 않더라도 머물고 있는 현지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 그간의 성과를 다룬다. 다양한 영상을 통해 나라 밖 문화재의 각각의 여정을 돕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끝으로 강인상 국외문화소재 부장은 "환수 문화재의 경우 불법 유물이 유통되고 있지 않은지, 돈을 지불하더라도 값진 유물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기관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민간이나 개인 등을 한 실태조사를 통해 환수의 대상인지 지원의 대상인지 구분하고 있다"라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은 최선을 다해 환수해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은 오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된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