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의 후 나온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 3.1%로 하향
원자재 가격 하락 속 시장 관심 인플레→경기침체
침체 리스크에 연준 공격적 긴축 어려울 거란 베팅↑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6일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매파적 기조를 뚜렷이 드러냈음에도 간밤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개된 6월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전망상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동의"했으며 "높아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한층 제약적인 스탠스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인정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7월에도 0.5%~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제약적 정책' 스탠스가 가능하다는 문구는 연준이 7월 이후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시장 관심은 인플레→경기침체 이동...이제 관건은 6월 CPI 수치
이처럼 매파적 기조가 뚜렷한 6월 의사록 공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지난달 회의 이후 경제 상황의 변화나 높아진 침체 가능성으로 인해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쪽에 베팅했고, 실제로 의사록 발표 후 1시간 만에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가량 상승했다.
연준의 의사록 내용과 시장의 반응이 이처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인 것에 대해 6일자 배런스는 지난달 회의 이후 빠르게 바뀐 인플레이션 상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월 회의 전 발표됐던 미시간대의 소비자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회의 후 당초 발표됐던 3.3%(예비치)에서 3.1%(최종치)로 하향 수정됐다. 지난 1여 년간 유지된 레인지 2.9~3.1% 범위로 회귀한 것. 지난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치를 자이언트 스텝의 배경으로 꼽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던 유가와 구리, 밀, 목재 등 각종 원자재 가격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모기지 금리 상승 속에 미국의 5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14.4% 급감하는 등 주택시장도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 경고와 늘어나는 재고 역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장의 관심도 이제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6월 회의 이후 나온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일 기준으로 -2.1%로 집계(GDP 나우 모델 추정)돼 미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채 시장에서도 지난 이틀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역전하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발생해 침체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도 정점을 찍은 기미를 보이는 마당에 연준이 침체 리스크를 무릅쓰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 자료=CNBC koinwon@newspim.com] 2022.07.07 koinwon@newspim.com |
물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과 하락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인데다, 6월 회의록에서 연준은 물가안정이 최우선 목표임을 확실히 해 여전히 침체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이 90번이나 언급됐지만 경기 침체란 표현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배런스는 지난 회의 후 이미 3주라는 시간이 흐른데다 그사이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등 거시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바뀐 만큼 연준의 태도도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전략가는 "현시점에서 시장이 궁금해하는 건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가 그에 상응할만한 인플레이션 완화 없이 더 심각한 침체를 예고할 경우 연준이 어떤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월 말 예정된 FOMC 회의까지 시장이 바라는 건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며 연준의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를 위해서 시장은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미국의 6월 CPI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사전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CPI가 전년 대비 8.6%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5월 CPI는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은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수가 예상을 웃돌 경우 인플레 정점 기대감도 후퇴하며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