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신임 표결 연립여당 보이콧에 재차 사의
伊 대통령 결국 수용...의회 해산, 9월 25일 총선 결정
[뉴욕·서울 = 뉴스핌]김근철 특파원 고인원 기자 =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사임을 수용하면서 의회 해산과 9월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의회의 지지기반을 잃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날 재차 사임 의사를 밝히자 마타렐라 대통령도 사임서를 수리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드라기 총리 사임서 수리와 함께 의회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 실시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의회 해산은 언제나 가장 최후의 해결책"이라면서도 현재의 의회 상황에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다수당의 출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의회 해산에 따른 조기 총선은 오는 9월 25일 실시된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해산 문서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드라기 총리는 지난 14일 원내 최대 정당이자 연립정당 파트너인 오성운동이 상원의 민생지원법안 표결에 불참하자 전격적으로 사임서를 냈다. 하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기 전까지 연립정부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회의 신임을 받아보라며 사임을 반려했다.
이에 20일 상원 표결에 부쳐진 드라기 내각에 대한 신임안은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됐다. 전체 의석의 과반이 넘는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133명이 투표했다. 명목상 재신임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드라기 내각을 구성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주요 정당인 범좌파 오성운동과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 등이 투표를 보이콧하며 사실상 표결 결과가 무의미해졌다. 의회 재신임과 연립정부 결속을 추진했던 드라기 총리는 결국 이날 사임 의사를 재차 밝히며 퇴임 수순을 밟았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는 고질적인 정치 분열과 혼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