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교육부 대통령 업무보고
"15~20분 활동 시간 이후 집중력 잃을 것"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재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 방안에 대해 유아교육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육단체들의 회의적 입장이 향후 추진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9 kimkim@newspim.com |
업무보고 내용은 오는 2025년부터 만 5세 아동이 초등학교에 조기 입학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6-3-3-4제(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4학년)는 유지되지만, 입학 연령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에 교사 단체들은 취학 유아들의 발달을 우려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만 5세 초등 취학은 유아들의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유아교육 학계와 현장과의 어떠한 논의 절차도 없이 기습적으로 확정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 5세 유아들은 초등교육 체제에서 교육을 받기에 발달상으로는 어려움이 크다"며 "15~20분의 활동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을 잃는 것이 대부분인 만 5세 유아들이 40분 동안 초등학교 교실에 가만히 앉아 학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5-5-2 학제개편을 내세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 시절 만 5세 초등 입학 공약의 논리로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사회진출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며 참담한 주장을 했다"며 "이번 정책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교육이 아닌 오로지 경제 논리만이 함의된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학제개편 방안은 꾸준히 논의돼왔다. 앞서 지난 1990년대 후반 각 시도 교육청이 만 5세 아동의 조기 입학을 허용했지만 학교생활 적응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로 신청이 많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도 저출산 대책으로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 안이 검토됐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학교 적응과 사교육의 부작용, 교육 질적 저하, 대입 경쟁 강화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한유협)도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한유협은 성명서를 통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은 이미 미국에서 실패한 정책"이라며 "유아 발달 특성에 적합한 환경 속에서 놀이와 일상생활을 통해 가장 잘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방안은 초등 입학자원의 감소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교묘한 꼼수일 뿐"이라며 "유아교육을 배제하고 하향화시키는 정책안은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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