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6.3%↑…외환위기 후 최고치
한은, 물가 상황 점검회의…당분간 6% 상회 전망
이창용 총재 "물가 예상대로면 25bp씩 점진 인상"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3%는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한은은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일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달 13일 금통위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통계청은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 6월(6%)에 2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 6%대를 기록했다.
이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 및 폭염 등 여름철 기상 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photo@newspim.com |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 상황이라 한은은 오는 25일 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특히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 물가 수준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확산 심리는 커졌다.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면 지난 4월과 5월, 7월에 이어 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지난 6월에는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관건은 기준금리 인상 폭이다. 현재로서는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0.25%p만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0.25%p 올린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하루 전인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외 요인에 큰 변동이 없다면 물가 상승률이 6% 조금 넘어서 2~3개월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예상대로면 25bp(0.25%포인트)씩 올려서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수는 국제 유가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두 번째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총재는 기재위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했던 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 다양한 정책과 폭과 크기는 그때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 유가만 안정되면 저희가 원하는 대로 (물가 상승률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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