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대 '당당치킨' 돌풍...이마트·롯데마트도 합류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긴장'...치킨값 저항 심화 우려
간편식 치킨도 쏟아져...고물가 시대 치킨 경쟁 고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흥행하면서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반값치킨을 내놓은 가운데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2만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6000원대, 9000원대 가성비 치킨이 등장하자마자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마트치킨과 배달치킨은 타깃 시장이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치열한 치킨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가 판매하는 당당 후라이드 치킨 [사진=홈플러스] |
1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출시한 당당치킨은 이달 10일까지 약 40일간 누적 판매량이 32만 마리를 넘겼다. 하루 평균 8000마리, 1분에 5마리씩 팔린 것이다. '당당치킨'의 프라이드 1마리 기준 가격은 6990원으로 2만원대에 육박하는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하면 반값도 안 되는 가성비 제품이다. 홈플러스는 전국 매장 132곳에서 매장 당 하루 평균 30~50마리 가량의 치킨을 한정 수량으로 내놓고 있다. 델ㄹ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1만원 이하 가성비 치킨 대열에 속속 합류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1마리당 9980원인 '5분 치킨'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이날부터 일주일간 기존에 1만5800원에 판매하던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한통치킨)'을 44% 할인한 8800원에 판매한다.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존 치킨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성비 치킨이 대대적인 이슈몰이를 하면서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가격 논란이 재차 수면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교촌, BBQ, bhc 등 주요 치킨프랜차이즈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프라이드 치킨 1마리에 배달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은 2만원대를 훌쩍 넘긴다. 여기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올 초 한 라디오 방송에서 "치킨 가격은 3만원이 적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사기도 했다. 2~3만원대로 오른 치킨값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에 열광하고 있는 셈이다.
한통치킨 이미지 [사진=롯데마트] |
실제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의 올해 성적은 코로나19 배달수혜를 누렸던 지난해 대비 어두운 상황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수요가 줄어든 대신 매장 판매가 늘면서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름, 밀가루 등 각종 원자재가격이 상승해 마진율은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하반기 추가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치킨값 가격 저항이 고조되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도 사실상 요원해졌다.
또한 대형마트까지 치킨 사업에 합류하면서 포화된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치킨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총 484곳에 달한다. 전체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5471곳으로 한식(2만4860곳), 커피전문점(1만5895곳), 분식(9390곳) 등 여타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최근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식품업체들도 고물가 추세를 감안해 즉석 치킨 대비 저렴한 가정간편식(HMR) 치킨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마트치킨과 배달서비스로 시켜먹는 일반치킨은 타깃 시장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마트 치킨, HMR 치킨 등 '가성비 치킨'에 대항해 기존의 맛과 품질, 편의성을 앞세워 경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관계자는 "시장 통닭이나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은 대형마트의 저가치킨 공세로 인한 타격이 있을 수 있으나 배달로 주문하는 프랜차이즈치킨은 타깃 시장 자체가 달라 매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 다만 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소비자들 소비심리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