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尹정부 100일] 美中갈등 속 '갈지자' 외교…"가치와 국익 조화시켜야"

기사입력 : 2022년08월16일 09:07

최종수정 : 2022년08월17일 11:10

안병진 "한국, 미·중에 '관리된 경쟁' 제안해야"
조진구 "한일관계, 낙관보다 냉철한 판단 필요"
정성장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공존 모색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법치'에 대한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는 등 초기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뉴스핌은 윤석열 정부의 시행착오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방안을 전문가 진단을 통해 제안한다.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어떤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가치만으로 외교하지는 않는다. 가치와 국익이 모순될 때도 있지만 항상 조화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그점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하다. 문재인 정부가 가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국익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하다."

오는 17일 출범 100일을 맞는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이 '실사구시'보다는 지나치게 '가치외교'에 치우쳐 '국익'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8.15 photo@newspim.com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는 15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거친 이분법적으로 외교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슬로건은 '글로벌 중추국가'와 한미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한 '가치외교'다. 미국과의 관계는 윤 대통령 취임 11일 만인 5월 21일 한국 정부 역사상 최단 기간 내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한 '삼불일한(三不一限, 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및 주한미군 내 사드 운용 제한)'으로 대표되는 한중관계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독도영유권 등을 놓고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한일관계,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북핵문제 등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현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일 순방 때 출범시킨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창설멤버로 가입하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에 제안한 4자 간 반도체 공급망 대화('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결국 한미동맹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리스크를 확대시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박진 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칩4'와 관련해 "중국과 촘촘히 연결된 교역구조를 감안할 때 중국을 배타적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 대목은 바로 한국이 미중 사이에 처한 현실을 상징한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포기하고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을 중시한다는 전략적 선명성을 표방했지만 한국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국익을 우선해야 하는 외교에선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가치외교'와 함께 국익에 입각한 '실용외교'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성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안병진 "미중 간 가치와 실사구시 속에서 외교안보 정책 조정해야"

안병진 교수는 "한국 외교는 실사구시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변화된 상황에는 변화된 외교가 필요하다는 말"이라며 "현재는 미중 간에 신냉전적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다만 신냉전만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협력과 함께 공존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말은 곧 체제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이다. 한국으로선 중국보다는 미국과 좀 더 보조를 맞추는 게 국가정체성이나 변화된 국제질서를 고려할 때 실사구시적으로 불가피하다"며 "일정하게 미국과 가치적인 측면에서 같이 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가는 방향이 불가피하다는 말은 문재인 정부가 했던 방향에서 일부 궤도선회하는 게 맞다는 뜻"이라며 "근데 윤석열 정부가 가려는 방향이 일부를 수정하려는 건지, 아니면 궁극적 목표가 철저한 한미동맹인지를 잘 모르겠다. 우리는 일본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한미동맹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다. 윤석열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가 어딘지를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거친 이분법적으로 외교하면 안된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구체적 현실에 직면한 실천가는 이행할 때 아주 신중하게 한다. 백면서생과는 다르다.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라는 것은 방향인 거고 갑자기 돌리면 배가 좌초한다. 백면서생이나 그렇게 한다. 한국도 돌고래다. 규모가 크다. 궤도 전환시 대단히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급격하게 항해하면 배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9월 말이나 10월 초 예상되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고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 과반수 의석을 상실할 경우 중국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변수가 많다. 국제정치는 원래 상호게임"이라며 "시진핑이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해 좀 더 온건하게 나올 수도 있고,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변수"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를 들자면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관리된 경쟁(managed competition)'을 하자고 했다. 러드 전 총리는 약간은 '친중파', 즉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외교용어로 포용이나 관여정책을 의미) 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경쟁을 하되 전략적으로 관리된 경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서로 경쟁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경쟁하지 말라고 백면서생처럼 말할 순 없다. 경쟁을 하되 서로 침범할 수 없는 큰 경계선은 그어 놓고 관리를 하면서 경쟁하자는 것"이라며 "지금(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은 잠시 미중 간에 채널도 끊어졌지만 미국 내에서도 중간선거 이후 이런 목소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왜냐하면 러시아가 레짐체인지(정권교체)가 당장 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공세적으로 길게 간다면 미국으로선 중국과의 인게이지먼트가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상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만약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하원을 잃게 되면 민주당 내에서도 기조가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변수가 있다"며 "그럴 경우 미국이 중국과 조금은 덜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아예 입지가 없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추상적인 얘기이지만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는 불가피하다. 이건 체제 싸움이자 헤게모니 싸움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 과정에서 오버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친중파들이 지나치게 중국을 나이브하게 파트너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과잉공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면에서 미국이 좀 더 유연하게 가는 데 한국이 일정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미 간)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그 지점에서 한국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장 관세만 하더라도 결코 안바뀔 것 같던 미국 입장이 바뀌었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지금은 제갈량이 온다하더라도 멋있는 레토릭과 해법은 없다"며 "결국 미국과 긴밀한 상호신뢰 채널을 구축하고 그 속에서 미국 정부를 끊이없이 설득할 수밖에 없다. 케빈 러드가 '관리된 경쟁'으로 가자고 설득하듯이 한국도 채널 속에서 미국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제정치도 생각보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서로 신뢰하는 사람 사이에는 상당한 부분의 조절력이 있다"며 "추상적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발신하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핵심이익, 대만이나 신장·위구르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나 호주와는 또다른 형태의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 미세조정의 문제"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2.05.22 skc8472@newspim.com

조진구 "한일관계, 낙관보다 현실 바탕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준비해야"

윤석열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한일관계 개선도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 시기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배상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굴욕외교'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추진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간주하는 한국 법원에 압류된 일본 전범기업의 일부 국내 자산 매각 및 현금화에 관한 판결이 오는 19일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실제로 현금화되는 상황이 올 경우 한일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회를 가동하고, 일본 측에도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해왔지만, 최근 피해자 측이 민관협의회를 이탈하면서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마련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부의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의 평화헌법 개헌 추진, 독도 영유권 주장 반복 및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계획 승인 등 한일관계에는 개선을 위한 호재보다는 악재만 가득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15일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으나 과거사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데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부르며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채택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인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16일 뉴스핌에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피해자 측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일본 측에도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단 얘기를 했어야 한다. 그래야 일본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일본이 협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한일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양국 간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추진중인 일본의 방위력 증강 등 군사안보문제가 불거지면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 등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는 현실성 없는 얘기에 매몰되지 말고 낙관적인 전망보다 현실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이나 과거사 등 역사문제에만 매몰돼 다른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실현불가능한 北 비핵화보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공존 모색해야"

남북관계도 전혀 진전이 없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에 맞춰 단계적 상응조치를 제공하겠다며 '담대한 계획'을 선언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직함 없이 대놓고 실명으로 비난하는 등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맞물려 식량·인프라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에 정치·군사적 상응조치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비핵화 합의 이전에라도 대북 경협이 가능하고 이를 위한 제재면제까지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대북 안전보장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구상과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는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 평가: 이승만식 세계관과 이명박식 대북정책의 착종(錯綜)'이란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를 받아내기 위해 핵능력의 부분적 감축까지는 동의할 수 있겠지만, 윤 대통령의 구상에는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고려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며 "윤 대통령은 북한을 '민족'으로 보지 않고, 궁극적으로 전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북한이 체제 생존의 가장 중요한 핵무기를 포기할 리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정 센터장은 "만약 북한 지도부가 북한경제의 대남 종속을 가져올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기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대통령실에서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나 그전 정부들처럼 실현 불가능한 '북한 비핵화'라는 이상적인 목표에 집착하면서 시간을 허비한다면, 북한 전술핵무기의 전방 실전배치 등으로 한국은 조만간 더욱 위협적인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진정으로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핵억제력 보유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의 81.3% 정도가 지지하는 남북정상회담 개최(KBS '국민 통일의식 조사'의 2022년 조사 결과)를 통해 남북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