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로 올라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향후 6개월 내에 기준 금리를 지금보다 두 배로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7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1%(전년 동기 대비)로 집계됐다. 6월 상승률(9.4%)과 전문가 예상치(9.8%)도 웃돌았다. 영란은행은 당초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9%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마저 뛰어넘었다.
영국 파운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이달 초 영란은행은 기준 금리를 1.25%에서 1.75%로 50bp(0.5%p) 인상했다.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영국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이 같은 결정을 밝히며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5월 이후 천연가스 도매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며 영국과 유럽 국가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지는 이제 금융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내년 초까지 기준 금리를 3.5~3.75%로 인상하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대로라면 6개월 안에 기준 금리가 현행의 1.75%의 두 배로 뛰게 되는 셈이다.
딜로이트의 데바프라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재빠른 조치에 나서며 기준 금리가 내년 이맘때에는 두 배로 올라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의 공격적인 긴축 전망에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미 달러와 유로화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공격적인 긴축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달러 환율 지난 1년 추이, 자료=CNBC] koinwon@newspim.com |
데바프라팀 이코노미스트는 "올 가을에서 내년 사이 영국 경제가 1.6%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소비 지출이 줄고 실업률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점증하는 침체 우려 속에 2년물 영국 국채 금리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역전되며 금리차도 17bp(1bp=0.01%포인트)로 사상 최대로 확대됐다. 통상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격차를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한다.
영국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 콘월인사이트는 영국 일반적인 가정의 연간 가구당 에너지 요금 상한이 오는 10월에 3500파운드(약 550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라면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영국 가스·전기시장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가스·전기 등 에너지 단위 요금 상한을 1년에 두 차례 조정하는데, 오는 10월 조정에서 요금이 상향될 시 연평균 가구당 에너지 비용이 3500파운드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도무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영국 내 인플레이션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영란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에서 물가상승률이 1월 14%에 이르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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