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원전) 인근에서 폭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전 6개월이 돌아오는 이번 주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 관리동 건물 부지에 이날 포탄이 떨어졌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원전에 최소 4발의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포리자 인근 우크라이나령 니코폴의 예벤 예투셴코 시장은 "러시아군이 마을을 여러 차례 포격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러시아 군인이 경계를 선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8.15 kwonjiun@newspim.com |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부터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 원전에서는 이달 5∼6일에 이어 지난 11일 포격이 발생한 상태로, 단일 원전으로 유럽 최대 규모이자 방사성 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 주위에 포격이 이어지면서 핵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원전 근처에서도 러시아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남부 보즈네센스크 주거지역에서 러시아의 로켓포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12명의 민간인이 다치고 5층짜리 아파트 등 민가가 파괴됐다.
로켓포 공격을 받은 곳은 우크라이나 남부 피우데누크라인스크 원전과 약 30㎞ 떨어진 곳이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지 31주년을 맞는 이번 주 러시아의 공격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주에 러시아가 추악하고 악랄한 행동을 시도할 수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공포를 퍼뜨리면서 우리를 낙담하게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인 8월 24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최근 국지전 양상이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해서 전면 충돌로 확대될 것이란 경고음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단체인 전략통신센터(StratCom)는 "대량의 무기를 실은 러시아 화물열차가 최근 접경지로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24일에 맞춰 대규모 폭격을 감행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또 최근 친(親)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 지대공 미사일을 대량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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