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 줄사퇴 우려
일각선 다음 정기 인사까지 연기 관측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여환섭(54·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의를 표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 원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통상 검찰에선 후배 기수가 총장이 되면 지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배들이 용퇴하는 관례가 있다. 최근 이같은 관례가 옅어진 분위기지만, 여 원장도 후배인 이원석(53·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차기 총장 후보로 내정되자 지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고검장 8명 중 막내 기수다. 현재 검찰 고위 간부 중 이 후보자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거나 같은 이들은 여 원장을 포함해 총 19명이다. 이 후보자는 검찰 연소화와 고위간부들의 대거 이탈을 우려해 후보자로 지명된 후 선배들에게 조직에 남아달라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여환섭 대전고검장이 21일 오후 '검수완박' 논의를 위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주재 전국 고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4.21 mironj19@newspim.com |
경북 김천 출신인 여 원장은 옛 대검 중앙수사부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내며 수많은 권력형·기업 비리 수사에 참여한 대표적인 특수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여 원장은 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역임하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계보를 탄 인물 중 한 명이지만, '윤석열 라인'으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그는 2005년 윤석열 대통령과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한 이력이 있다.
2008년에는 '삼성 특검'에 파견 검사로 수사에 참여했으며, 지난 정권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특별수사단장을 맡기도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여 원장의 이탈을 시작으로 고위간부들의 줄사퇴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남은 6명의 고검장 모두 이 후보자보다 선배 기수이며, 임관혁 서울동부지검장 등 지검장에도 이 후보자보다 위 기수들이 포진한 상태다.
다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이 한 달도 채 안남은 점, 일부 지검에서 전 정권이나 야권 인사를 겨냥한 수사가 한창인 점 등을 고려해 선배, 동기들의 이탈은 다음 인사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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