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 검토 및 일정 조율…박 전 원장 "소환 시기 다가와"
대통령기록관·산업부 관계 단체 등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전 정권을 겨냥한 일부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핵심인물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탈북어민 강제 북송'과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등 사건 관련 압수수색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박 전 원장의 변호인 참관하에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군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던 수사팀은 지난 16일 박 전 원장 등 핵심 인물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
박 전 원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환의 시기가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한 만큼, 수사팀은 포렌식 자료 검토와 일정 조율을 마치는 대로 그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최근 박 전 원장에게 국정원이 낸 고발장 일부를 전달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의해 총살·소각당했을 당시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있어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상당히 조심한다"며 "검찰이 해당 사건 관련 범죄혐의를 상당 부분 소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에 이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이준범 부장검사)는 지난 19일부터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2019년 11월 북한 어민이 동해상에서 발견돼 북송되기까지 청와대에서 생성된 문건 19건의 목록을 확보해 검토·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도 전날 산업부 관계 단체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사직서 징구 등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번 압수수색 대상이 된 협회들의 임원 선임과 관련해 시기와 형태가 유사한 직권 남용 단서를 발견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블랙리스트 사건의 핵심인물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