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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종시를 예비 공무원 교육의 메카로

기사입력 : 2022년09월16일 15:24

최종수정 : 2022년09월16일 17:36

채용시장 최대비중 공무원, 노량진학원가 세종으로
공무원 체계적인 사전 양성 필요..공공성·공정성 강화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올해로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지 딱 10년이 됐다. 10년 전 충청남도 연기군 일대의 논밭이 오늘날 한국판 워싱턴 D.C로 불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환골탈태했다. 뽕나무밭이 바다로 바뀌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싶을 만큼 세종시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10년 만에 인구는 11만3천명에서 38만명으로 3배 넘게 부풀었고 예산은 2012년 5,954억에서 2021년 1조 8172억으로 늘었다. 사업체 또한 같은 기간 동안 6640개에서 2만8342개로 4배 증가했다. 약 6만 근로자 중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로자가 대다수이다. 각종 사회간접자본들도 속속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처음 이 곳에 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던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특별법이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좌초 위기에 빠지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법으로 방향을 틀어 청와대와 국회를 서울에 남기고 중앙행정기관만 이전하는 계획이 추진되었다.

이명박 정부에선 중앙행정기관을 이전하지 않고 대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설립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가 야당과 해당 지역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정적으로 박근혜 의원을 비롯한 여당 내 친박계열의 반대로 수정안은 국회에서 최종 부결되고 공무원 도시 세종시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이런 지난하고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세종시는 이제 명실상부 대한민국 행정부의 심장으로 자리잡았다. 외교부, 국방부 등 이전에서 제외된 몇 개 기관을 제외한 대한민국 행정부 소속 대부분의 부처와 기관, 위원회가 10년에 걸쳐 속속 세종시로 자리를 옮겼다.

국무총리 집무실을 필두로 약 40개의 정부기관에 소속된 2만명 가량의 공무원이 세종시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00명 중 5명이 공무원인 그야말로 공무원의 도시가 된 것이다. 헌데 세종시의 도시기능의 선진화와 더불어 자족화, 명품화에 대한 뾰족한 한 플랜이 보이지 않는다. 역대 세종시장은 공약으로 행정수도 완성, 교통, 기술, 경제 정책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이들 역시 세종시의 발전에 필요한 정책으로 잘 추진 되길 바란다. 하지만 이대로 괜찮을까? 오히려 작고 강한 지식산업도시로의 진화는 어떨까? 연구 교육의 메카도 그중 하나다. 공장보다 전원형 자족도시로. 살고 싶은 자연 친화적 주거 도시는 어떨까? 22세기를 바라보는 생활, 교육, 직업이 조화로운 명품 도시를 꿈꿀 수 있다.

서울에 집중되어 있던 행정역량의 대부분이 이 곳으로 이전함에 따라 세종시는 여타 자치단체가 갖기 힘든 독특하고 강력한 인적, 사회적, 문화적 자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 자원을 활용해 세종시를 공무원 양성의 요람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이를테면 세종시가 공무원 교육의 특구로 기능함으로써 전국의 공무원 지망생이 세종시를 기반으로 공직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방향성만 정해지면 세종시에 소재한 각급 학교를 공무원 고등학교, 공무원 대학교로 전환하고 지역거점 국립대학교와 연계한 분교를 설치할 수 있다. 지금처럼 한 번의 시험만으로 공직에 입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등, 고등 교육기관에서부터 체계적으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키는 것이고 최소 수년 동안 갈고 닦은 인재를 국가가 키워내는 것이다. 세종시가 공무원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나아가 예비 공무원을 키우고 배출하는 도시로 확장시키자는 주장에는 크게 세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예비 공무원을 가르칠 교수진 확보가 쉽다. 공무원들은 입직 이후에도 세금으로 석, 박사 과정을 밟아 직무 관련 역량을 키우고 이를 국가 정책 집행에 적용한다. 세종시는 석, 박사급 공무원들이 차고 넘치는 도시다. 이들의 전문지식을 공무원 지망생 교육에 활용하게 되면 예비 공무원들은 현장과 연계된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게 되고 가르치는 교수 공무원은 가르치기 위해 연구와 개발에 정진하는 상승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공무원 교육, 양성 기능의 집적을 통한 관련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세종시가 공무원 교육 특구로서 행정, 외교, 금융, 기술 등 분야별 연구기관을 세종시로 유치하고 관, 학, 연이 연계해 행정 서비스의 고도화와 양질의 공무원 육성을 위한 교육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선 상당한 수의 인적 역량이 소요된다. 새로 배출되는 석, 박사들에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각 교육기관별로 분절되어 있던 공무원 육성과 관련된 연구개발 여건이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셋째, 공무원 양성기구의 전문화를 통해 그동안 소홀히 다루어졌던 통일 이후를 대비한 공무원 교육이 가능해진다. 분단이 장기화하면서 공무원 사회도 남한만을 행정의 영역으로 한정짓고 통일 이후 북한에 우리의 행정 역량을 어떻게 투사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에 소홀해진 것이 사실이다. 세종시가 공무원 교육 전문 도시가 되고 연구, 교육 역량이 한층 고도화 됨으로써 통일 이후 북한 지역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고 공공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남한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가다듬고 공무원들에게 이를 가르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시 공무원 교육 특구화 전략은 중앙행정기관이 집적된 도시라는 세종시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린 방안이다. 교육도 고 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 4차산업과 AI, 메타버스와 NFT 등 데이터와 컨텐츠, 지식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는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서비스도 주요한 미래산업이다. 지역적 여건과 인프라로 여타 지역과의 경쟁보다 새로운 산업으로의 과감한 도전이 세종시의 내일이 될 수 있다.

노량진의 공무원 학원이 대거 세종시로 이전하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교육산업의 메카로 전국에서, 세계 각지에서 유학 오는 명품 교육도시로의 재탄생은 국가의 지식 수준과 발전, 경쟁력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국가 교육정책의 근간이 되는 철학도 진화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교육부문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무한경쟁의 시대에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선 '모두가 자기가 잘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이 더욱 거칠어지고 경쟁의 페달은 더욱 가팔라지는데 초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추는 갈수록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개개인은 평균수명의 증가로 65세에 은퇴해도 3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세종시를 공무원 교육에 특화된 도시로 만들어 공직에 적성이 맞는 인재를 키우는 것처럼 다른 지자체를 분야별 특구로 지정해 해당 분야에 소질 있는 인재들이 그곳에서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는 길을 연구해보자. 교육이 곧 우리의 내일이고 미래세대의 살 길이다.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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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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