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 전후 체감경제 전망 비교
"여행비·내구재 구입비 지출의향 감소 가장 빨라"
[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우리 국민의 소비지출 심리가 그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코로나 발생 초기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그간 빠르게 회복됐던 여행, 문화∙오락∙취미, 외식 등 비필수적 지출은 물론 의류, 내구재 구입 의향도 급속 냉각되고 있어 소비지출의 '2차 빙하기'가 우려된다는 전망이다.
28일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에서 코로나 전후 약 4년간 개인의 소비지출 심리 변화를 추적한 결과 U자형 회복 이후 또다시 급락하는 W자형 2차 하락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그 동안의 추이를 보면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 80포인트(p) 대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70p대로 급락했으나 지난해 80p대를 회복하고 올해 2분기에는 90p대로 코로나 이전을 뛰어넘었다.
지수 80을 긍∙부정률로 예시하면 감소 전망이 45%, 중립이 35% 정도이고 나머지 20%만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필수지출을 최대한 자제하며 덜 먹고 안 입고 안 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근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3분기(8월까지)부터다. 여행비 지출의향이 단 한 분기만에 18p 급락한 것을 필두로 모든 항목이 10p 이상 떨어졌다.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제일 극적인 등락을 보인 소비지출 부문은 여행이다. 모든 지출 항목 중 가장 낮은 지수인 54p까지 하락(2020년 2분기)했다가 올해 2분기에는 '나홀로 100'에 근접하더니 이번에 다시 급락했다.
내구재 구입비 감소 전망도 주목된다. 내구재 소비심리는 코로나 전부터 70p대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이번 2차 하락 때 다시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수급난, 물가 상승과 겹쳐 제조업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문제는 이번 하락의 강도가 이전과 다르다는 점이다. 이정헌 컨슈머인사이트 상무는 "지출의향 하락 속도와 낙폭이 어느 때보다도 커 상승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되는 물가상승이 비용 증가와 소비감소를 불러오고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구체화되는 조짐"이라고 우려했다.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