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위기 속 소상공인 대상 신속 금융지원 촉구
중기정책·모태펀드 확대 활성화 대안 마련 절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쇼크가 곧바로 소상공인·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들은 대책 마련에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국회가 당장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산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을 비롯해 열악한 수출 중소기업 지원 및 투자 열기가 꺾인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 도산 위기 처한 소상공인 대상 신속한 금융지원 촉구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해서 기준금리가 2.5%에서 3%로 인상되는 '빅스텝'을 발표했다"며 "124만 소상공인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는데, 지원할 수 있는 대책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게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저금리 대출로 대체해 주거나 만기연장 또는 원리금 상환유예 기간을 더 늘려 주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 시내 폐업 점포 모습. 2022.07.13 kimkim@newspim.com |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도 역시 소상공인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 상당 부분 공감했다. 그는 기금 융자 연체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권 의원이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연체 규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400건에 1862억원이던 연체규모가 지난해 8284건에 2491억원으로 급증한 뒤, 올해 들어 3분기 기준으로 1만5404건에 3445억원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체가 급증하면서 연체이자액도 2020년 24억6200만원, 지난해 31억8300만원, 올해 3분기 43억5000만원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금융불안을 해소해 재기할 수 있는 빠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관석 국회 산자위 위원장도 소상공인의 현실을 직시하고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데 입을 모았다. 윤 위원장은 "삼중고의 위기로 소상공인의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통시장을 포함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소상공인의 재기를 위한 자금지원 및 금융비용 완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해야 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원의 인원 감축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업무와 관련, 소진공 1인당 지원실적인 2019년 80건, 30억원에서 올해 324건, 59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건수도 8만건에서 26만건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직원들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일일이 수기로 대조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의신청을 해결하는 데 2개월이나 걸리는데,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인원감축을 하는 게 타당하냐"고 꼬집었다.
◆ 실효성 없는 중기정책·투자열기 꺾인 벤처 마중물 감축 '질타'
중소기업의 내수 판로를 뚫어주기 위해 설립된 공영홈쇼핑에 어려운 중소기업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게 타깃이 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어떤 기업이 2380억원을 투입하고 매출은 2046억원, 수익은 10%인 200억원 실적을 거두냐"며 "이런 기업이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따져 물었다.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 [사진=공영쇼핑] 2022.01.03 aaa22@newspim.com |
박 의원은 "공영홈쇼핑의 영업이익이 홈쇼핑 7개사 중 가장 적은 218억원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됐기 때문이지 그 전에는 적자였고 올해 기준으로 공영홈쇼핑은 소비자 불만 1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공공기업이 제품 판매 방송을 의뢰하는 정책 방송인데도 공영홈쇼핑은 프라임 시간대에 이를 한번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민간 방송사와 다를 게 뭐가 있나"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을 활성화해야 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오히려 에디슨모터스를 상대로 내부 기준을 변경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주가조작 의혹으로 회장이 구속된 기업이기도 하다.
국힘 한무경 의원은 "중진공이 에디슨모터스에 정책자금을 모두 129억원을 집행하면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중진공 규정에 따라 최근 5년간 보조금 지원 액수가 자금통합관리시스템 상 누적 100억원을 넘어서면 정책자금을 받을 수 없으나 120억원 이상인 에디슨모터스는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진공은 또 중소기업 매출채권 팩토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375억원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국힘 구자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중진공은 375억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매출채권 팩토링 사업을 추진했으나 앞서 지난해 법률검토를 통해 법적근거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법률자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 의원은 "중진공은 법적근거 없이 375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 팩토링 사업을 시행한 것"이라며 "중진공이 지난해 법률검토를 통해 법적근거가 없다는 점을 알고도 사업을 시행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인만큼 해당 부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마중물인 모태펀드 출자액이 감소한 것도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모태펀드 투자액을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약속했다"면서 "내년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올해 5200억원의 2배가 아닌, 40% 가량 감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홍 의원의 지적을 거들었다. 김 의원은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지원금 때문에 줄어든 것은 감안하겠으나 내년 예산이 현 대통령 공약과 달리 줄어든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1조가 넘어가는데 이를 조금만 모태펀드로 늘리면 될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는 여야 할 것 없이 민간 펀드를 확대하고 사내 유보금이 벤처에 투자될 수 있는 방법은 시장 흐름과 역행할 수도 있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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