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화장실 단 1곳에 불과
문 고장·안전바 미설치·내부는 청소도구함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이 개막한 13일 휠체어 탑승 장애인들이 불만을 호소했다.
40대 남성 장애인 A씨가 화장실을 애타게 찾다가 충장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내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전동휠체어를 이끌고 왔지만 정작 이용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장애인 B씨도 결국 화장실 이용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3일 오후 제19회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축제) 개막 공연이 열리고 있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 인근 장애인 화장실 문이 고장난 탓에 절반만 열려 있다. 화장실 내부에는 청소도구함으로 가득 차 있고 경사로 안전바도 없어 휠체어 탑승 장애인이 홀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2022.10.13 kh10890@newspim.com |
추억의 충장축제장에 설치된 화장실은 휠체어를 탑승한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경사로가 너무 가파른데다 안전바도 없고, 문은 고장난 탓에 화장실 안으로 진입 자체도 불가능했다.
휠체어가 화장실 내부로 들어가려면 폭이 최소 80~90cm는 간격이 있어야 하지만 문 하단의 턱에 가로막혀 비장애인도 들어가기 버거울 정도로 50cm 정도로 좁았다.
장애인 A씨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해서 왔는데 화장실 하나 이용 못하는 것에 화가 너무 난다"며 "장애인은 오늘도 축제에서 소외됐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화장실이 광주 충장축제에 유일한 장애인 화장실이라는 점이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3일 오후 제19회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축제) 개막 공연이 열리고 있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 인근 화장실에 전동휠체어가 놓여 있다. 2022.10.13 kh10890@newspim.com |
비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여러 곳에 설치된 것과 달리 장애인 화장실은 유일하게 1곳만 설치 됐지만 그마저도 화장실 내부에는 빗자루와 대걸레 등이 채워진 채 사실상 청소도구함으로 전락했다.
개막식장으로 향하기 위해 시장, 동구청장, 시·구의원들은 이 화장실을 지나쳤지만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 앞에서 A씨가 낑낑거리는 모습을 보고 비장애인들이 이용하는 화장실 문을 열어주는 시민들의 모습만 보였다.
정성주 광주 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경사로 옆에 가드 같은 것이 있어서 떨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청소도구가 있는 것도 문제인데 문까지도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장애인을 화장실을 사용하지 마라는 것이다"며 "그야말로 형식적으로만 놔둔 화장실이다"고 지적했다.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은 '나의 추억은 한 편의 영화다'라는 주제로 17일까지 5·18민주광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 거리에서 펼쳐진다.
kh108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