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기술 생태계 없어지는 것"
삼성TV 간판제품 '네오 QLED 8K'...영향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유럽이 8K TV에 대한 에너지 효율 규제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혹한기를 맞이한 TV 시장이 더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네오 QLED 8K' 제품을 간판 제품으로 내건 삼성전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는 내년 3월 1일부터 강화된 TV 에너지 효율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현재 유럽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는 유럽시장에서 판매되지 못 한다. 에너지효율지수(EEI)를 0.9 이하로 충족해야 하는데, 현재 출시된 제품은 모두 이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대치본점에서 2022년형 더 세리프(The Serif), Neo QLED 8K, 더 프레임(The Frame)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 기준이 시행될 경우, 8K TV 기술을 개발해 두고도 제대로 판매하지 못 하는 업체들이 4K TV 스펙을 강화해 가격을 더 올려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TV업계 관계자는 "이미 개발을 끝내고 판매하고 있는 8K TV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다면, 발전된 기술 생태계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8K TV가 있어 4K TV 가격을 많이 다운 시킨 상황에, 4K TV에 프리미엄을 입혀 판매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EU의 새로운 TV 에너지 효율 기준에 맞춰 제품을 시장에 판매하게 될 경우, 가장 쉬운 방법으론 화면의 밝기를 의미하는 '휘도'를 낮추면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8K TV를 구매하는 이유가 높은 휘도에서 오는 선명한 화질인 만큼, 휘도를 에너지 효율 기준에 맞춰 낮추게 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8K TV를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8K TV는 시장이 제대로 개화하지도 못 한 상황에 성장세가 더 꺾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연합이 성명을 통해 "무언가 변경되지 않으면 2023년 3월 8K TV 규제로 새 산업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8K TV 에너지 효율 규제로 더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전자다. 현재 유럽시장에서 8K TV 시장을 견인하는 곳은 삼성전자인데,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상반기 8K TV 시장 점유율 1위는 63.1%, LG전자는 5.5%다. 유럽은 8K TV 시장 출하량의 30% 남짓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는 히어로 제품으로 '네오 QLED 8K'제품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것은 삼성전자에서 밀고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LG도 8K TV를 하긴 하지만 OLED TV가 메인이고, 8K TV 시장을 삼성전자가 리딩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 유럽 에너지 규제에 받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