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증거인멸 및 도망우려 있어"
檢, 박지원 전 국정원장·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조사 전망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사실 은폐 및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 및 도망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일 9시 40분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서 전 장관은 "혐의를 인정하시냐", "어떻게 소명하실 거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같은날 오후 1시30분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김 전 청장도 '혐의를 인정하는지', '감사원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 전 장관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기밀을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거나 합동참모본부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020년 9월 23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관계장관회의가 열렸고 회의가 끝난 뒤 서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밈스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10.21 pangbin@newspim.com |
또한 김 전 청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하던 당시 해경 총책임자로,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기존 증거를 은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사건과 무관한 이씨의 채무관계 등을 토대로 '자진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이씨 발견 당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국방부 자료를 보고받자 "나는 안본 걸로 할게"라고 발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 13일과 14일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는데 이들 모두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지위, 현재 조사를 받는 주요 관련자들과 관계, 조사에 임하는 태도와 행적 등을 고려할 때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 모두 구속된 만큼 검찰은 조만간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8월 박 전 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박 전 원장의 비서실장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노모 씨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이씨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 은폐, 실험 결과 왜곡 등을 통해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속단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 혐의(직권남용·허위 공문서 작성)를 받는다. 2022.10.21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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