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폰 생산량 10% 영향 받을 것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금 재확산 중인 가운데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상황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구 1000만 명의 정저우는 지난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모든 공공장소와 주거용 건물을 대상으로 소독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이달 중순 일부 지역의 외출을 금지하거나 이탈 금지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사업장을 폐쇄한 데 이어 또 한 번 방역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정저우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대만 폭스콘 공장이 있는 곳으로, 실제로 정저우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일부가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나오면서 폭스콘 공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바이두(百度)] |
정저우시 중위안(中原)에 위치한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는 30만 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공장은 19일부터 관내 식당을 폐쇄하고 외부와 차단된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공장 출입구가 사실상 봉쇄되고 직원들의 이동 역시 공장 내 특정 경로로만 허용되고 있는 가운데 공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공장 내 감염자 수가 축소됐고 감염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탈출까지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먼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폭스콘 공장 노동자 2만여 명이 감염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폭스콘 측이 "'정저우 공장 내 2만명 확진'은 결코 사실이 아니고 일부 직원만 전염병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현재 공장 내 생산과 운영이 안정적이로 직원 안전과 예방도 잘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부 반응은 싸늘했다.
폭스콘 측의 입장 표명이 있자마자 "공장 내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자가 감염자를 분리하지 않고 있다" "통증을 호소하지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게시물이 SNS을 통해 확산했다.
SCMP는 공장 노동자를 인용,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고 보도했다. 정저우에 있는 공장을 떠난 뒤 검문소를 피하기 위해 고향으로 '걸어가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29일부터 중국 SNS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한 직원들이 짐과 이불 등을 들고 고속도로를 따라 걷거나 밀밭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 등은 탈출한 노동자를 돕고자 현지 주민들이 도로 근처에 물병이나 식량 등을 놓아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걸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모습. |
논란이 커지자 폭스콘 측은 서둘러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30일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등에 따르면 이날 폭스콘은 공지를 통해 "공장 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당국과 협력해 귀가를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차량을 지원하는 등 귀향 서비스를 질서 있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장 내 7곳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했고 순차적으로 버스 등 교통편을 제공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공장 내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 폭스콘이 지난 26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정상 출근하는 직원들에 대해 특별수당을 지급한다고도 보도했다.
한편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폐쇄 루프 운영에 돌입하면서 아이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IT 전문 매체 IT즈자(IT之家)는 IT업계 전문 분석가인 대만 TF인터내셔널의 궈밍치(郭明錤) 연구원을 인용, 폭스콘이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올해 11~12월 아이폰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었다면서 폐쇄 루프 운영으로 인해 당초 감산 계획은 연기하겠지만 갑작스럽게 폐쇄 루프 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글로벌 아이폰 생산량의 10%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