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출동 경찰·소방 인력들 스트레스 호소
경찰·소방, 관련 인력 심리지원 등 추진 예정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한 경찰 및 소방관들이 트라우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것으로 우려 되고 있는 가운데 각 기관들이 관련 사후관리에 나선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마음건강증진 관련 예산을 기존 39억34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증액했다. 또한 향후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긴급 심리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경찰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2022.10.31 mironj19@newspim.com |
이태원 참사 현장에는 소방 507명, 경찰 110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당시 출동했던 이들 중 일부는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당시 현장에 있다고 알린 한 경찰관은 "아비규환 현장상황과 사망자들 시신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눈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분이라도 더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살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고 당일 브리핑을 하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영상을 두고 "마이크를 쥔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어 걱정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경찰·소방 2023 마음건강 관련 예산 증액...현장 출동 인원 긴급 지원 예정
일선 경찰관들이 업무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전국 경찰관 상황별 진료 자료'를 보면 우울증 진료를 받은 현직 경찰관은 2019년 1077명에서 2021년 135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은 2013년부터 전국 단위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음동행센터를 설치‧운영했다. 세월호 사고가 있던 2014년 이후로는 대형 재해 등 충격 사건을 위한 긴급 심리지원도 도입했다.
상담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아 2020년에는 상담 후 업무스트레스도 7.1% 감소했고 직무만족도도 24.5% 향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이용현황도 2015년 1960명에서 2020년 896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이에 맞춰 센터도 2014년 4개소에서 2020년 18개소로 확대됐다.
마음동행센터 인원도 2021년 21명에서 2022년 26명으로 증원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으나 경찰 전체 수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마음건강증진 관련 예산을 기존 39억34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증액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국회나 기재부에 상담 인원 증원을 위해 예산을 확대해 요청했다"며 "예상대로 증액될 경우 상담인원을 10명 증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태원 참사에 관해서는 "기존에 있던 긴급 심리지원제도를 활용‧확대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차원에서 출동 경찰관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취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청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 활성화 등 다양한 심리상담을 지원해왔다. 소방청은 2023년 예산으로 찾아가는 상담실을 기존보다 3억2100만원 증액한 35억4400만원, 마음건강 진료비는 4000만원 증액된 5억2000만원 등을 책정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을 대상으로 긴급 심리지원의 일환으로 전문 상담사가 즉시 개입하고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도록 추진 중"이라며 "상황에 따라 심각한 경우 지속 관찰이나 병원 연계까지 하고 있으며 병원 진료를 하게 될 경우 진료비나 약재비도 전액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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