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신주배정수 높은 무상증자 급등
지난달엔 오히려 하락하거나 효과 미미
"배정수 높은 무증은 단기 주가 부양용"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올해 증시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테마주 탄력'을 받던 무상증자 효과가 사라졌다. 증시 약세가 지속되는데다 외국인 매수로 대형주가 탄력을 받자 중소형주들 중심의 무상증자 테마주는 힘이 꺾인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무상증자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알테오젠 ▲에이팩트 ▲아이씨에이치 ▲메디콕스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유·무상증자를 동시에 발표한 에이팩트를 제외하면 오롯이 무상증자에 나선 기업은 세 곳이다.
알테오젠은 보통주 1주당 0.2주, 아이씨에이치는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기로 했다. 메디콕스는 1대 1로 100% 무상증자에 나섰다.
다만 이전과 달리 무상증자 테마 효과는 보지 못했다. 메디콕스는 무상증자결정 공시 당시 6% 가량 상승했으나, 이튿날 두 배로 하락했다. 아이씨에이치는 무상증자 발표 이후 잠깐 급등하더니 9%대 하락 마감했다. 이후로 줄곧 하락세다. 알테오젠은 뉴스 효과가 미미했다.
무상증자는 기업이 잉여금을 활용해 나눠주는 일종의 공짜주식이다. 자금 유입이 없어 기업가치가 올라가진 않지만, 증자 이후 주가가 낮아지므로 저렴해 보이는 효과에 투심 유인책으로 활용된다.
올해도 무상증자 테마로 수많은 기업이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5월 노터스는 소유주식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무상증자 소식 이후 노터스 주가는 8거래일 만에 2배 이상 상승했다. 권리락 이후엔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500% 무상증자를 결의한 공구우먼도 무상증자 테마로 급등했다. 6월14일 무상증자 공시 이후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권리락 이후에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보였다. 공구우먼은 지난 3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이후 무상증자 효과로 최대 16배 가량 폭등했다.
무상증자가 증시에서 주요 테마주가 되면서 보통주 1주당 신주 3주 이상을 배정하는 무상증자가 유행처럼 번졌다. 다만 테마주는 급등 이후 급락 가능성도 높아 투자 유의 대상으로 꼽힌다. 노터스와 공구우먼 등도 급등 이후 무상증자 이전 주가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무상증자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배포해 "무상증자비율이 높은 경우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 변동이 없다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며 "무상증자 가능성이 결정 공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있던 무상증자 과열 현상이 개인투자자 유입을 목적으로 한 남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재작년 이후 상장기업의 무상증자 증가 현상은 이전 시기와 비교해 유동성 제고나 기업가치에 대한 긍정 신호 전달 등 전통적 무상증자 동인에서 벗어나 있고 주주환원과도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남 연구원은 또 "상당수 무상증자는 개인투자자의 관심 유도를 통한 단기적 주가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일의 착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주 배정수를 급격히 올리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