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립고, 남성 교사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
서울시교육청 "학교가 구체적 방안 마련해 절차상 문제 없어" 결론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남성 교사가 같은 학교 여성 교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부남인 남성 교사는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나한테는 항상 예쁘다'와 같은 부적절한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도 해당 고등학교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는 등 실효적 조처를 하지 못해 2차 피해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차 피해에 대해 여성 교사가 직접 서울시교육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D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및 성희롱 등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이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서울시교육청 전경. 2022.04.27 sona1@newspim.com |
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서류에는 피해자 A씨가 D고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2017년부터 같은 학교의 유부남 남성교사 B씨로부터 입은 성희롱 피해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메신저 등으로 지속인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5년부터 D고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교직활동을 시작한 A씨에게 B씨는 'ㅇㅇㅇ 사랑해' '잠 못 자도 예쁘다' 등과 같은 성희롱성 메시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B씨는 D고교의 인사위원이었다.
A씨가 D고교에 정교사로 채용된 이후에도 성희롱이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9년 7월께 B씨는 정교사로 전환된 A씨의 볼을 꼬집는 등 부적절 행위로 지적받자 A씨에게 사과를 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후에도 성희롱 발언은 또 발생했다. 2020년 4월경 당시 남자친구와 불화로 고민하던 A씨에게 B씨가 '다른 사람 만날 바에는 자신을 만나라'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B씨는 여러 교사가 있는 자리에서 A씨에게 "발가락도 예쁘다"와 같은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됐지만, 이후 문제가 제기되자 '돈을 요구하기 위해 성희롱을 문제 삼는 것처럼 문제를 삼는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해 11월 A씨는 학교 내 '성고충 위원회'에 B씨를 성희롱 혐의로 신고했다. D고교 성고충심의위원회는 A씨의 부적절 행위를 인정하고, 서면 사과문 전달, 직장 내 성희롱 내용이 포함된 강의 이수 등 조치를 받았다. 피해자 A씨에 대해서는 업무 재배치 등을 통한 '분리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D고교 측의 분리조치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적극적'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A씨와 B씨는 학교 내에서 갈등을 빚게 됐고, 이번에는 B씨가 A씨를 성희롱고충위원회에 고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D고교 측에서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여는 등 관련 절차를 지켰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립고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지침 자체가 학교 자체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대책을 세우라는 취지"라며 "해당학교가 분리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세운만큼 절차상 문제가 있다거나 추가 조치를 요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D고교 교감 C씨는 "의도치 않게 학교 내 공간에서 만나는 상황까지 학교가 통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학교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B교사에 대한 징계 등 처분을 할 수 없다"며 "검찰 처분 여부에 따라 학교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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