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지연 가능한 5G 28㎓ 회수 후폭풍 예고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테슬라용 표준화 주목
국내 자율주행 5G 통신 연계 개발 '쉽지 않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향후 자율주행 시장을 향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실질적인 구동이 되는 통신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부가 이통사에 대한 5G 주파수 회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주파수 상용화의 길은 멀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테슬라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CEO가 스타링크 서비스 확장지로 우리나라를 지목해 관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 초저지연 가능한 5G 28㎓ 회수 후폭풍 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망구축 작업이 미흡한 이통사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회수에 나섰다.
과기부는 지난 18일 2018년 5G 주파수 할당 시 부과한 할당 조건과 관련, 이통3사에 대한 이행점검을 완료했다. 이와 관련 과기부는 3.5㎓ 대역의 경우 모든 사업자가 할당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달리 28㎓ 대역에서 SKT는 이용 기간 단축, LGU+·KT는 할당 취소 처분이 통지됐다.
통신3사 로고 이미지 [사진=뉴스핌 DB] |
세부 결과를 보면, 3.5㎓ 대역의 경우 3개 사업자 모두 70점 이상을 받아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문제는 28㎓ 대역의 망구축 실적에서 드러났다. 이와 관련 SKT 30.5점, LGU+ 28.9점, KT 27.3점 등으로 평가됐다.
과기부는 다음달 청문절차를 거쳐 2개 사업자가 최종적으로 할당취소되면, 취소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추가 사업자 진입과 관련, 이통3사와 같은 전국망 사업자는 아니더라도 알뜰폰을 활용한 분리된 데이터 초고속 서비스 제공, 전국의 스포츠 경기장만 가능한 데이터 서비스 지원 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사업자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ICT업계에서는 이번 5G 주파수 회수를 두고 단순히 통신 및 데이터 서비스 차원으로만 보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5G 28㎓ 대역의 주파수는 초저지연성을 갖춰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더라도 통신이 끊기지 않는다는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말해 향후 초저지연의 주파수가 활용될 분야는 바로 자율주행차량의 통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테슬라용 표준 통신…5G 통신 연계 개발 '먼 일'
자율주행차량은 각국이 완전 자율차량을 목표로 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기업인 테슬라도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제작 전기차에 대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센서와 카메라 영상 등에 의존하는 등 개별차량 기술 중심의 독립형(stand-alone type)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방대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연결형(connected type) 방식 대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이런 추세 속에서 테슬라는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활용되는 라이다(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한 뒤 레이저가 목표물을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 측정)와 레이더(전파를 사용해 맞고 돌아오는 데이터로 물체의 거리, 속도, 방향 정보 파악) 방식을 제거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카메라 인식 기술을 높인다는 얘기다. 현대 등 기존 완성차 기업의 자율주행차 개발방식과 다르다.
독립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한 뒤 다양한 통신 연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보유한 기업인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서비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근 일론 머스크 CEO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통화를 하며 한국에 대한 통신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그는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인터넷 사업부인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 의지도 밝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는 기존 5G 28㎓ 주파수처럼 초저지연 등의 문제 해결에 쓰이지는 않을 듯하다"며 "오히려 자율주행차량의 일반적인 통신 등에 활용될 뿐더러 특정국가의 이통사 서비스와도 분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율주행차량 통신의 표준화를 꿈꾸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현대·기아차 등 일반 완성차 기업은 향후 초저지연 통신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 방식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장은 5G 28㎓ 서비스가 초고속 데이터 활용에만 초점이 맞춰졌으나 향후에는 자율주행 경쟁 시대에서 국내 생태계가 그만큼 경쟁력을 잃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도로에 관련 초저지연 통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국토부, 과기부와 함께 연계 협력하고 있다"며 "향후 레벨4(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주행하는 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 등이 결합돼야 하며 이를 위한 통신 시스템도 잘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