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무역수지적자 에너지 수입 급증 탓
내년도 적자이어갈 것..."대기업 공급망 전담조직 대응"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올해 무역수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발생, 수입이 크게 늘며 1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가운데 내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 수출입 평가 및 2023년 수출입 전망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구자열 회장은 "내년 무역환경은 올해보다 더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진이 계속되고 통화긴축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된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무역협회 구자열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
그는 이어 "대내외 무역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 수출과 수입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같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경우 우리 무역이 기대 이상으로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무역수지는 에너지 수입 증가로 5월부터 적자를 이어가 45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세계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보다 7.1% 늘어난 690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입 증가율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웃돌며 무역수지는 적자를 냈다. 작년 수입액은 7350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5% 늘었다.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 수입에서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 였지만, 올해는 6%포인트 늘어난 24.4%에 달했다.
무역협회는 내년 세계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완화되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저강도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한편 미국과 중국 분쟁으로 탈세계화, 공급망 교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4% 줄어든 6624억 달러, 수입은 8% 감소한 6762억 달러로 무역수지 138억 달러 적자가 예상됐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공급망 내제화와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주력 대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가 투자 의사결정부터 생산, 재고까지 전 영역에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해 전담조직을 꾸려 전면 재설계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자열 회장은 "국제적 트렌드가 미국 중심 공급망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도 반도체칩 광물 동맹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이에 수입성을 다변화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