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통신 기술 발달 등으로 업계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가전 업체들의 의료 분야 진출이 늘고 있다.
12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중국 최대 가전 메이커 메이디(美的)가 의료기기 업체로 탈바꿈 중이라고 전했다.
메이디 의료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것은 기존의 에어컨 사업부가 개편돼 탄생한 러우위(樓宇)과기사업부(이하 러우위)와 메이디가 지난해 인수한 완둥의료(萬東醫療)다. 러우위는 병원 및 병동의 전력·공조 시스템의 스마트 제어, 완둥의료는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러우위과기사업부는 올해 병원의 자동화, 스마트화 지원 솔루션 '우쿵(悟控)'을 출시했다. 병원을 일반 진료실과 입원실, 수술실 등으로 구분해 공조 및 전력 시스템의 스마트 제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쑨징(孫靖) 러우위과기 총경리는 "'우쿵'을 통해 환자 편의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진의 환자 케어 시간을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완둥의료는 1955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개발·제조 업체로 1997년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다. 메이디는 지난해 상반기 23억 위안(약 4295억 원)을 들여 완둥의료 지분 29.09%를 인수한 뒤 자금을 더 투입해 의료연구원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그룹 핵심 연구개발(R&D) 부문인 중앙연구원 산하에 의료기계연구소를 설립, 첨단의료기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메이디 외 창훙(長虹), 거리(格力), 하이센스(海信), TCL 등 가전 업체도 의료 분야에 진출해 있다. 거리전자는 영업 범위를 소독기·의료기기·실험실 설비 등으로 확대했고, 창훙은 생명과학과 스마트 콜드체인·홈 헬스케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고 차이징왕(財經網)은 창훙은 전했다.
하이신은 의료영상 분석 및 처리 기술 분야에서, TCL 역시 디지털 영상 처리 기술 분야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의료영상 진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전 업계 맏형 격인 하이얼(海爾)은 바이오 의료용 저온저장설비 분야에 투자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전 판매의 한계점에 직면한 가전업체들이 의료 업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사회 고령화 심화,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활동의 일반화에 따른 원격진료 수요 증가, 중국 정부의 육성 의지가 스마트 의료 업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발전개혁위원회 등 21개 부처가 올해 1월 초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 기간 공공서비스 계획'에는 "의료업계의 혁신융합 발전을 추진하고 의료 및 위생 서비스 질과 효율을 높여야 한다. 스마트 의료를 적극 육성하고 의료기관의 정보화·스마트화 수준을 제고하며 헬스케어 빅데이터 자원 개발 및 응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CCID 컨설팅(賽迪顧問)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의료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28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3년간 22%씩 성장하면서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6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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