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공직자·선거사범 등 총 1373명 사면·복권
범국민적 통합 목적...박근혜 정부 인사 포함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과 주요 공직자들이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오는 28일 0시에 석방된다. 지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때와 달리 경제인들은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특별사면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특별사면 브리핑을 열고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1373명을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사면 대상자가 9명, 김 전 지사와 같은 주요 공직자 사면 대상자 66명, 선거사범 사면 대상자 1274명, 특별배려 수형자 사면 대상자 8명, 기타 16명이다.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은 화해와 포용을 통해 범국민적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정치인과 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수형자 등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1373명을 발표했다. 2022.12.27 yooksa@newspim.com |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이 전 대통령은 잔형 집행면제 및 복권 대상자가 됐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폭넓은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고령 및 수형생활로 건강이 악화돼 형집행정지 중인 이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월말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 석방된 상태다.
이로 인해 이 전 대통령은 15년의 잔여 형기뿐 아니라 미납 벌금 82억원도 면제받게 됐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 전 대통령의 추징금과 지금까지 납부된 벌금을 합하면 뇌물수수액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 국가에 납부됐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아 복역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따라서 김 전 지사는 남은 형기는 면제받지만 오는 2028년 5월까지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앞서 특별사면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던 김 전 지사가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신 국장은 "국민통합적 관점에서 사안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면서 "사면권자의 결단인 사면의 성격상 대상자 의사에 전적으로 좌우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복권없는 사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규모가 큰 여론조작 사건이었고 그 사건에 있어서 대상자의 지위와 역할, 발생 시점에서 유사 사건에 대한 사면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정치인과 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수형자 등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1373명을 발표했다. 2022.12.27 yooksa@newspim.com |
이번 신년 특별사면에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박근혜 정부 당시 주요 공직자들도 대거 포함됐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민병환 전 국정원 2차장,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 등은 잔형 집행면제 및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병기·남재준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조원동 전 경제수석,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등도 복권대상이다.
그러나 댓글공작, 알선수재, 정치공작 등의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잔형 감형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그쳤다.
제18·19대 대통령선거,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제6·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범 1274명에 대해서도 특별사면을 실시한다. 대상자로는 권석창 전 국회의원, 이규택 전 국회의원, 황천모 전 상주시장, 우석제 전 안성시장 등이 있다.
한 장관은 "치열한 선거 과정 국면에서 저지른 범죄로 처벌받은 정치인 등에게 국가 발전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발전과 국민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규모 선거사범 사면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임신 중인 상태에서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수형자나 노숙 등 경제적 곤궁 상태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된 생계형 절도사범 등 특별배려 수형자 8명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