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3.50%로 상향…인플레이션 장기화 부담
한미 금리 차 1.25→1.00%p 좁혀…소수의견 주목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새해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7회 연속(2022년 4·5·7·8·10·11월 및 2023년 1월)으로 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3.50%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고(高)물가 상황 장기화를 막기 위해 새해에도 기준금리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를 겪었던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물가 상승률은 5.0%다.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은이 물가 안정 목표치로 삼는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01.13 hkj77@hanmail.net |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도 여전히 높다. 지난해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8%를 기록했다. 한은은 경기 둔화 우려가 있더라도 인플레이션부터 먼저 잡아야 한다는 통화정책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이다. 미국 금리는 4.25~4.5%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 차이는 1.00~1.25%포인트에서 0.75~1.00%포인트로 좁혀졌다.
한·미 금리 차이가 벌어질수록 국내 투자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올해도 금리를 계속 올린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큰 상황이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의지는 더욱 강해지며 금리 차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국내 물가는 안정 중이나 전기요금과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 결정은 시장 다수 전망에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67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금융시장은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나왔는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소수의견 여부에 따라 최종금리 수준과 향후 한은 금리 인상 보폭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금융시장은 최종금리 수준을 3.50~3.75%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과 만장일치 여부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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