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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③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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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이번에는 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더블린을 산책하면서 이 나라의 민족 역사와 오늘 날의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을 짚어볼까 한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일찍이 12세기 부터 더블린에는 본토 사람들이 아닌 영국 땅에서 건너온 앵글로 노르만 민족이 이주해서 살고 있었다.

이 때부터 1937년 독립국이 될 때까지 어언 800년 간 바이킹 민족부터 시작해서 이웃 나라 영국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더블린은 이국인들이 차지하며, 항구 지역이란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리피 강(River Liffey) 어귀인 더블린 만(Dublin Bay) 을 중심으로 도시로서의 발전이 시작된다.

여느 나라가 다 그러하듯이 주요 도시들 가운데 항구가 자리한 지역에는 대체로 분위기가 험악하고 홍등가가 많은데, 더블린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1997년부터 총체적인 재개발을 통하여 이제는 새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꼭 한 번 찾아가야 하는 동네가 됐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리피 강 하구에서 상류를 쳐다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유명한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한 새뮤얼 베케트교(Samuel Beckett Bridge)다.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 등 인간의 고뇌를 심오하게 다룬 희곡 여러 편을 저술하여 "인간의 가장 낮고 처절한 궁핍을 표현함으로써 도리어 인간됨의 승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한 심사위원회의 소감과 함께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새뮤얼 베케트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교(Trinity College Dublin)를 졸업한 후 작품 생활을 프랑스 파리에서 보내게 되며,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도 처음에는 불어로 저술하여 1949년에 출판되었다.

마침 베케트의 모교와 그의 대표작을 한국 사람들과 엮어주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그간 50여년에 걸쳐 1500회 이상 집념와 순수의 예술혼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서 공연해온 극단 <산울림>이 2008년 10월 해외 연극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 트리니티 대학교의 학내 실험 극장인 베케트 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새뮤얼 베케트교. [사진=Dublin ity Council] 2023.01.24

영어도 불어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던 그대로 한국말로 이뤄졌고, 이를 관람한 더블린 시민은 한쪽 곁에 놓여져 있는 영문 자막 모니터를 전혀 도움 받을 필요없이, 평생 반복하며 읽고 감상하며 사랑하며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들의 문학 작품의 영어 대사를 구절 구절마다 기억하며 우리의 연출과 우리의 배우에게 매료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누구보다도 문학을 숭앙하는 아이리쉬 민족이 그들의 작품을 탁월하게 해석한 우리나라의 연극인들을 높이 평가하는 모습에서 누구든 혼신을 다하여 닦으며 그 실력이 탁월하게 빛나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면 나라와 국경 구분 없이 온 세상이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에피소드였다.

이 다리를 건너기 직전 대각선으로 눕혀진 원통형의 더블린 컨벤션 센터(Convention Centre Dublin, CCD) 가 있는데 코로나 판데믹 당시 아일랜드 상원의회(시얘나드 Seanad)와 하원의회(도일 Dáil)의 의원들이 모두 안전 거리를 지키고 대면하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의사 표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 국가적인 필수임을 느껴, 나라에서 수용 인원이 가장 큰 CCD 의 강당을 활용하여 2020-2021 회기를 여기서 개최했었다.

베케트 교를 건너 강 남쪽 지역으로 들어서면 페이스북(Facebook)의 유럽 본사인 메타 (Meta) 사옥이 보이고 초현대식 사무실 건물,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ebeskind)가 디자인한 예술 공연장 보드 가슈 극장(Bord Gáis Theatre), 5성급 호텔, 그리고 고급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대운하 광장(Grand Canal Square)에 들어서게 된다.

이 대운하 광장은 주중의 오후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휴식 장소로 사용되는데, 광장 중앙에서 구글 유럽 본사를 향하여 서면 아일랜드 섬의 동편 끝 더블린에서부터 반대 서편 끝인 섀논 강(River Shannon) 까지를 이어주는 대운하가 펼쳐진다. 10년 동안 7000여명의 작업 인원을 동원하여 1804년에 준공된 수문 43개의 장장 131km 길이의 건설물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 풍경 [사진= 로이터 뉴스핌]

당시 물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교통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던 이 운하 수면 위에 폭 4m로 좁으면서 길이가 약 20m 인 긴 배들을 말들이 양 편에서 줄줄이 끌어 다니고 있었으며, 철도가 개발되기 전까지 아일랜드의 중요 물류 동맥역할을 100여년이나 맡고 있었다.

이러한 대 공사를 피땀으로 이룩한 아이리쉬 사람들의 업적에 놀라기 전에 첨언할 것이 있다면 리피 강 북편에 운하를 하나 더 개발하였으니 이름하여 왕립 운하(Royal Canal)다. 이 운하는 대운하보다도 긴 145 km, 46 개의 수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817년에 완공되어 아일랜드 섬을 좌우로 관통하는 두 개의 물류 루트가 서로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다시 리피 강변으로 가서 시내 쪽으로 발을 옮기며 다음에 마주치는 다리인 샨 오케이시(Sean O'Casey) 교 중앙 부분에서 리피 강의 상류와 하류를 각각 한 번 바라본다. 리피 강과 앞서 서술한 새뮤얼 베케트교, 그리고 주위의 경치를 관찰하는 데에는 이 이상의 전망 좋은 곳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상류를 향하여 보면 리피 강이 더블린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전역의 수출입 무역에 실로 큰 역할을 맡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18세기 더블린의 전성기 때에 지어져 웅장함과 둥근 돔 탑을 자랑하는 관세청(Custom House) 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더블린 항에서 들어오는 모든 화물선들, 또 더블린 항으로 나가는 모든 크고 작은 배들이 이 곳에 머물며 세관원들의 검사를 받았다.

샨 오케이시 (Sean O'Casey) 교 중앙에 서서 본 리피 강 상류 모습. 강 오른편 돔이 보이는 건물이 관세청 (Custom House) 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2023.01.24

보행자만을 위하여 만들어진 샨 오케이시 교의 강 북측에는 세계 도처에 7500만명을 자랑하는 아일랜드 재외국민(Irish diaspora)의 고통스러운 이민사와 이를 극복한 아이리쉬계 이민자들의 업적을 기록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EPIC: The Irish Emigration Museum) 이 있다.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박물관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 내에 위치한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박물관(ANU: Museum of the Jewish People)과 더불어, 한 민족이 외세 또는 경제 여건 등의 압력으로 이국땅으로 이주하면서 경험한 뼈저리고 처절한 애환과 그 곳에서 자신의 생명을 포함, 모든 것을 걸고 수십년 동안 일하며 바닥에서 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승리를 맛본 이민자들의 현주소를 기록하여 주는 세계적인 곳으로 꼽힌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차례 한국의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분들이 방문하고 깊이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어 조금만 걸으면 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 위치를 이 곳으로 정하게 되었는지를 바로 가늠할 수 있는 청동 조각물이 리피 강변에 있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기아 Famine> 동상군이 바로 그것이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여윈 6명의 아일랜드 백성, 그리고 그 중 맨뒤에서 걷는 분의 목마를 힘없이 타고 있는 어린이, 그리고 이들의 곁에서 뭐라도 조금 얻어 먹을 수 있을까 따라 다니는 개 한 마리...이 동상 앞을 지나가는 사람치고 숙연해지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작품 <기근 The Famine> (1997)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이 동상은 과거 찬란했던 아일랜드가 불과 150년 전 몰락의 길을 걸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도 중세시대 옛날 옛적의 일도 아니라 산업 혁명으로 영국 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었던 중에 한 나라와 한 민족이 순식간에 가난과 고통으로 곤두박질하는 참극이라 할 수 있으니 참으로 기구하고 슬프다 할 수 밖에 없다.

18세기 당시 제국임을 자랑하던 영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런던, 그 다음의 제 2위의 도시는 다름 아닌 더블린이었다. 당시 전 세계의 가장 큰 도시 순위를 꼽더라도 더블린은 런던, 비엔나, 파리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중요 도시였다.

이 만큼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었던 더블린과 아일랜드는 그만 섬 전역의 풍부한 작물로 번성하고 있었던 감자에 심각한 역병균이 번지는 바람에 수확이 급감하게 됐다. 본래는 동물들의 사료로 주로 이용되었던 작물이지만 아이리쉬 백성들이 주식으로 이용하였기 때문에 감자역병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자연 재해와 인재의 복합으로 인한 대참사였다.

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더블린 시민.[사진=로이터 뉴스핌]

당시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농작지는 영국의 지주들이 소유하며 소작농 방법으로 경작을 하고 있었고, 따라서 영국에서 필요한 곡식인 밀, 보리, 호밀 등은 매년 아일랜드 백성이 경작하여 지주에게 건네주었으며 영국으로 별 문제없이 수출되었다. 그러나 이 곡식들과는 달리, 1845년 부터 1848년까지의 만 4년 동안 역병으로 인하여 감자 흉작이 연이어지게 되었고 아일랜드 국민은 기아 선상에서 헤매게 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영국에 살고 있었던 지주들은 물론 영국 정부 조차도 이 상황의 조기 보고를 받고도 어떠한 긴급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아사한 아일랜드 백성이 약 100만명, 그리고 이로 인하여 아일랜드를 떠난 백성이 약 200만명에 달하였으며, 아일랜드 총 인구는 1841년부터 1871년 사이에 약 4분의 3으로 줄어들어, 지금까지도 총 인구가 당시의 최대 인구인 8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근> 동상군을 보며 무거워진 발이기는 하나, 힘을 내서 2000년 신세기 프로젝트 (Millenium Project) 로 개발된 강변 보드웍 (Boardwalk)을 걸으며 더블린 시내로 더 들어가자. 우리나라 서울 같으면 광화문 앞길 태평로로 여길 수 있는 더블린의 핵심 대로인 오코넬 가 (O'Connell Street) 에 다다르게 된다.

오코넬 가는 약 600 m 의 길이가 되는 더블린 시내의 큰 가로수길로, 영국 제국 당시의 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백성들의 권익이 영국 시민과 동일하게 존중되도록 평생의 정치활동을 통하여 아일랜드의 "해방자 (The Liberator)" 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했던 다니엘 오코넬 (Daniel O'Connell; 1775-1847) 을 기념하여 명명된 거리이다. 오코넬 가의 최남단에 그의 커다란 동상이 있다.

다니엘 오코넬 동상.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오코넬의 동상의 정 반대편, 즉 오코넬 가의 최북단에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또 다른 정치인 찰즈 스튜어트 파넬 (Charles Stewart Parnell; 1846-1891)의 동상과 기념비가 있다.

한 세대 이전의 다니엘 오코넬의 투쟁 덕분에 아일랜드의 여러 문제들이 부각된 상황에서 영국 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찰즈 스튜어트 파넬은, 군소당이었으나 영국내의 양대당의 집권과 통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자치령 당'(Home Rule Party)의 당수로, 아일랜드의 자치를 평생 주창하고 싸워온 아일랜드의 국민적 영웅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결국 아일랜드의 자치를 성공으로 이끌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누가 아일랜드 민족의 아들이 아니랄까봐 슬픈 종말이 그에게도 찾아왔을까. 소설가 제임즈 조이스는 <어느 젊은 화가의 초상>에서 파넬의 평생의 노력의 열매가 맺어지지 않음에 대하여 무척이나 안타까와 했으며, 이외에도 많은 소설가, 시인 등이 파넬을 애도하는 문학 작품을 남기고 있다.

약 50 m 만 걸어 올라가면, 양팔을 번쩍 위로 들며 수백 수천의 노동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의 노조 지도자 제임스 라킨(James Larkin) 의 동상이 서 있다. 때는 1913년 결핵이 만연하고 영아 사망률이 1000명당 142 명, 그리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슬럼가에서 굶주리고 있을 때, 짐 라킨과 죤 코넬리 (John Connelly) 등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을 규합하고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곧이어 이를 경계한 더블린의 많은 산업체 및 기업들이 자진하여 록 아웃(Lock-out; 고용주가 자진하여 작업을 중단시킴)을 개시하게 된다. 

겨울 햇볕을 즐기는 아일랜드 더블린 사람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7개월간 노동자들의 활동을 불가능케한 이 록 아웃은 비록 자본가들의 승리로 우선 보일 수 있었으나, 결국 여러 노조들이 정식으로 결성되고 기업들이 이를 인정하게 되었으며, 1913년 당시보다도 더 많은 조합원의 가입으로 이어지는 열매를 낳게 되었다.

제임스 라킨 동상을 조금만 지나면 웅장한 아일랜드의 중앙 우체국 (General Post Office, GPO) 앞에 도착한다. 우람한 돌 기둥으로 바쳐져 있는 건물, 곳곳에는 총알 또는 포탄에 의하여 그 튼튼한 돌 건축 재료가 쪼개져 나간 흔적들이 보인다.

1916년 4월 기독교 교회력으로는 부활절 주간, 아일랜드 역사의 벡터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새로이 설정되었다. 다음 서신에서 이를 같이 경험하자.   

* 필자 목 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 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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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 추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설희 인턴기자= 정부가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미국 원전 원천기술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대미 전략투자 후속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원전 상장사의 실제 사업 참여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과 신규 원전 노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지분 투자 자체보다 국내 업체가 설계와 설계·조달·시공(EPC), 주기기와 보조기기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사업권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수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 지분보다 사업권…韓 역할 명문화 관건 23일 산업통상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후속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미국 측과 5~10% 수준에서 협상 중이다. 미국 신규 원전 8기 가운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이 개발한 APR1400 2기로 구성하는 방안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AI 일러스트=설희 기자] 증권가에서는 지분율 자체보다 향후 미국 원전 사업에서 국내 기업이 실제로 확보할 사업 범위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AP1000 사업에서는 과거 공급 이력과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협력관계가 신규 수주로 이어지는지가 상장사별 실적을 가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업별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AP1000 핵심 주기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에이치아이도 원전 보조기기(BOP) 공급 이력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설계·조달·시공(EPC)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미국 원전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실제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2027년이 원전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공급망 금융지원과 한국의 대미 원전 투자 구체화가 맞물리면서 미국 원전 관련 프로젝트의 진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美 AP1000 주기기 공급…추가 물량 기대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AP1000 공급망에서 직접적인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어 신규 미국 원전 사업에서도 기존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시 AP1000 사업에서도 원자로용기(RV)·증기발생기(SG) 외 추가 공급 범위(Scope) 발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미투자 자금 집행에 따라 공기 단축 위해 동사가 생산하는 장납기 품목에 대해 선발주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는 제작기간이 긴 핵심 주기기다. 미래에셋증권은 대미 원전 투자 과정에서 기존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뿐 아니라 추가 기자재까지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급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도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지원으로 장납기 기자재 발주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지난 6월 DOE가 발표한 장납기 기자재 조달 대출 프로그램에 따라 최종투자결정(FID) 이전 주요 기자재 발주가 가능해졌다"며 "AP1000 핵심 장납기 기자재 공급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가 당겨지면서 원전 기자재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KB증권은 향후 가장 먼저 나올 대형원전 기자재 발주 대상으로 웨스팅하우스와 미국 전력사업자가 구성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의 장납기 기자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미국 신규 원전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다른 원전 밸류체인 업체보다 먼저 수주를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현대건설, 웨스팅과 EPC 협력…美 사업 확대 기대 현대건설은 기자재가 아닌 EPC 분야에서 웨스팅하우스와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웨스팅하우스와 AP1000 글로벌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했다. 이후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은 실제 해외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4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계약을 시작으로 슬로베니아 원전 타당성조사, 핀란드 원전 사전업무착수 계약에 참여했으며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의 프로젝트 매터도어에서는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동으로 글로벌 확대 추진 중인 대형원전 AP100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십을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진출 경쟁력으로 평가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 노형의 경우 벡텔과 함께 핵심 건설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원전 영역에서 실질적 수주와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 지원, 웨스팅하우스와 잠재적 파트너들과의 의향서(LOI), 그리고 한국의 대미투자 가능성 등을 감안 시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가 조만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프로젝트 참여 가시성도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원전은 팀코리아 및 웨스팅하우스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불가리아 AP1000 대형원전은 하반기 중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ESC) 2차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BHI, 美 AP1000 복수기 공급…BOP 수주 주목 비에이치아이도 미국 AP1000 공급 실적을 갖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용 설비를 설계·제작하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주력 제품인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함께 원자력발전 보조기기(BOP)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는 복수기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 원전 BOP는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리딩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HRSG가 65%로 가장 높고 보일러 22%, BOP 5%, 기타 8% 순이다. 미국 신규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비중이 낮은 BOP 사업이 추가 성장 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비에이치아이 로고. [사진=비에이치아이] 한제윤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의 수주 흐름과 관련해 "연간 신규 수주는 올해도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HRSG 신규 수주는 약 5000억원이며, 하반기에도 약 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수주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되는 대미 투자 1호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에이치아이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HRSG 8~10기 발주를 가정할 경우 잠재 수주 규모를 약 4000억~5000억원으로 추정했으며 과거 미국 칼파인(Calpine)에 HRSG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사업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멀티플 확장을 기대한다"며 비에이치아이가 미국 사업에 진입할 경우 기존 국내와 아시아 중심의 사업 지역을 북미로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inter1004@newspim.com 2026-09-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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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은, 女공기권총 10m 금메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사격의 에이스 추가은(임실군청)이 눈부신 총성을 울리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일곱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사격이 거둔 첫 번째 금메달이다. 세계랭킹 23위 추가은은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246.3점을 쏴 셴이야오(중국)를 무려 5.0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추가은은 고니시 유카리가 2017년 세운 결선 아시아 기록(245.3점)과 팔락(인도)이 항저우 대회에서 세운 아시안게임 기록(242.1점)을 모두 갈아치우는 기력을 발휘했다. 조라나 아루노비치가 세운 세계기록(246.9점)에도 불과 0.6점 모자란 엄청난 기록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앞서 열린 본선에서도 추가은의 활약은 빛났다. 추가은은 582점(엑스텐 19개)을 기록해 종전 아시안게임 본선 기록을 1점 경신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김보미(부산시청), 오예진(IBK기업은행)과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도 1,730점을 합작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다만 김보미와 오예진은 각각 574점(엑스텐 22개, 20개)으로 10위와 12위를 기록해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두 선수 모두 8위와 1점 차에 불과해 아쉬움을 삼켰다. 홀로 결선 무대에 선 추가은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선 첫 번째 스테이지 첫 발을 10.1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네 발을 모두 10점대 언저리에 맞추며 51.8점으로 단숨에 선두에 올랐다. 두 번째 시리즈 초반 주춤하기도 했으나 10.3점으로 마무리하며 청연칭, 셴이야오, 장란신 등을 제치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본격적으로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스테이지에 접어들면서 추가은의 독주가 시작됐다. 10.1점과 10.7점을 연달아 꽂아 넣은 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10.8점과 10.7점에 적중하며 143.9점을 기록해 2위 셴이야오와의 격차를 벌렸다. 세 번째 시리즈가 끝난 뒤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추가은은 더욱 달아났다. 셴이야오에 4.1점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마지막 시리즈에서도 10.6점과 9.8점에 적중하며 완벽하게 우승을 확정 지었다. psoq1337@newspim.com 2026-09-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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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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