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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③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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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이번에는 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더블린을 산책하면서 이 나라의 민족 역사와 오늘 날의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을 짚어볼까 한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일찍이 12세기 부터 더블린에는 본토 사람들이 아닌 영국 땅에서 건너온 앵글로 노르만 민족이 이주해서 살고 있었다.

이 때부터 1937년 독립국이 될 때까지 어언 800년 간 바이킹 민족부터 시작해서 이웃 나라 영국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더블린은 이국인들이 차지하며, 항구 지역이란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리피 강(River Liffey) 어귀인 더블린 만(Dublin Bay) 을 중심으로 도시로서의 발전이 시작된다.

여느 나라가 다 그러하듯이 주요 도시들 가운데 항구가 자리한 지역에는 대체로 분위기가 험악하고 홍등가가 많은데, 더블린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1997년부터 총체적인 재개발을 통하여 이제는 새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꼭 한 번 찾아가야 하는 동네가 됐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리피 강 하구에서 상류를 쳐다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유명한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한 새뮤얼 베케트교(Samuel Beckett Bridge)다.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 등 인간의 고뇌를 심오하게 다룬 희곡 여러 편을 저술하여 "인간의 가장 낮고 처절한 궁핍을 표현함으로써 도리어 인간됨의 승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한 심사위원회의 소감과 함께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새뮤얼 베케트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교(Trinity College Dublin)를 졸업한 후 작품 생활을 프랑스 파리에서 보내게 되며,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도 처음에는 불어로 저술하여 1949년에 출판되었다.

마침 베케트의 모교와 그의 대표작을 한국 사람들과 엮어주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그간 50여년에 걸쳐 1500회 이상 집념와 순수의 예술혼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서 공연해온 극단 <산울림>이 2008년 10월 해외 연극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 트리니티 대학교의 학내 실험 극장인 베케트 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새뮤얼 베케트교. [사진=Dublin ity Council] 2023.01.24

영어도 불어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던 그대로 한국말로 이뤄졌고, 이를 관람한 더블린 시민은 한쪽 곁에 놓여져 있는 영문 자막 모니터를 전혀 도움 받을 필요없이, 평생 반복하며 읽고 감상하며 사랑하며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들의 문학 작품의 영어 대사를 구절 구절마다 기억하며 우리의 연출과 우리의 배우에게 매료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누구보다도 문학을 숭앙하는 아이리쉬 민족이 그들의 작품을 탁월하게 해석한 우리나라의 연극인들을 높이 평가하는 모습에서 누구든 혼신을 다하여 닦으며 그 실력이 탁월하게 빛나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면 나라와 국경 구분 없이 온 세상이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에피소드였다.

이 다리를 건너기 직전 대각선으로 눕혀진 원통형의 더블린 컨벤션 센터(Convention Centre Dublin, CCD) 가 있는데 코로나 판데믹 당시 아일랜드 상원의회(시얘나드 Seanad)와 하원의회(도일 Dáil)의 의원들이 모두 안전 거리를 지키고 대면하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의사 표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 국가적인 필수임을 느껴, 나라에서 수용 인원이 가장 큰 CCD 의 강당을 활용하여 2020-2021 회기를 여기서 개최했었다.

베케트 교를 건너 강 남쪽 지역으로 들어서면 페이스북(Facebook)의 유럽 본사인 메타 (Meta) 사옥이 보이고 초현대식 사무실 건물,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ebeskind)가 디자인한 예술 공연장 보드 가슈 극장(Bord Gáis Theatre), 5성급 호텔, 그리고 고급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대운하 광장(Grand Canal Square)에 들어서게 된다.

이 대운하 광장은 주중의 오후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휴식 장소로 사용되는데, 광장 중앙에서 구글 유럽 본사를 향하여 서면 아일랜드 섬의 동편 끝 더블린에서부터 반대 서편 끝인 섀논 강(River Shannon) 까지를 이어주는 대운하가 펼쳐진다. 10년 동안 7000여명의 작업 인원을 동원하여 1804년에 준공된 수문 43개의 장장 131km 길이의 건설물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 풍경 [사진= 로이터 뉴스핌]

당시 물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교통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던 이 운하 수면 위에 폭 4m로 좁으면서 길이가 약 20m 인 긴 배들을 말들이 양 편에서 줄줄이 끌어 다니고 있었으며, 철도가 개발되기 전까지 아일랜드의 중요 물류 동맥역할을 100여년이나 맡고 있었다.

이러한 대 공사를 피땀으로 이룩한 아이리쉬 사람들의 업적에 놀라기 전에 첨언할 것이 있다면 리피 강 북편에 운하를 하나 더 개발하였으니 이름하여 왕립 운하(Royal Canal)다. 이 운하는 대운하보다도 긴 145 km, 46 개의 수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817년에 완공되어 아일랜드 섬을 좌우로 관통하는 두 개의 물류 루트가 서로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다시 리피 강변으로 가서 시내 쪽으로 발을 옮기며 다음에 마주치는 다리인 샨 오케이시(Sean O'Casey) 교 중앙 부분에서 리피 강의 상류와 하류를 각각 한 번 바라본다. 리피 강과 앞서 서술한 새뮤얼 베케트교, 그리고 주위의 경치를 관찰하는 데에는 이 이상의 전망 좋은 곳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상류를 향하여 보면 리피 강이 더블린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전역의 수출입 무역에 실로 큰 역할을 맡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18세기 더블린의 전성기 때에 지어져 웅장함과 둥근 돔 탑을 자랑하는 관세청(Custom House) 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더블린 항에서 들어오는 모든 화물선들, 또 더블린 항으로 나가는 모든 크고 작은 배들이 이 곳에 머물며 세관원들의 검사를 받았다.

샨 오케이시 (Sean O'Casey) 교 중앙에 서서 본 리피 강 상류 모습. 강 오른편 돔이 보이는 건물이 관세청 (Custom House) 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2023.01.24

보행자만을 위하여 만들어진 샨 오케이시 교의 강 북측에는 세계 도처에 7500만명을 자랑하는 아일랜드 재외국민(Irish diaspora)의 고통스러운 이민사와 이를 극복한 아이리쉬계 이민자들의 업적을 기록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EPIC: The Irish Emigration Museum) 이 있다.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박물관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 내에 위치한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박물관(ANU: Museum of the Jewish People)과 더불어, 한 민족이 외세 또는 경제 여건 등의 압력으로 이국땅으로 이주하면서 경험한 뼈저리고 처절한 애환과 그 곳에서 자신의 생명을 포함, 모든 것을 걸고 수십년 동안 일하며 바닥에서 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승리를 맛본 이민자들의 현주소를 기록하여 주는 세계적인 곳으로 꼽힌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차례 한국의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분들이 방문하고 깊이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어 조금만 걸으면 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 위치를 이 곳으로 정하게 되었는지를 바로 가늠할 수 있는 청동 조각물이 리피 강변에 있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기아 Famine> 동상군이 바로 그것이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여윈 6명의 아일랜드 백성, 그리고 그 중 맨뒤에서 걷는 분의 목마를 힘없이 타고 있는 어린이, 그리고 이들의 곁에서 뭐라도 조금 얻어 먹을 수 있을까 따라 다니는 개 한 마리...이 동상 앞을 지나가는 사람치고 숙연해지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작품 <기근 The Famine> (1997)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이 동상은 과거 찬란했던 아일랜드가 불과 150년 전 몰락의 길을 걸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도 중세시대 옛날 옛적의 일도 아니라 산업 혁명으로 영국 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었던 중에 한 나라와 한 민족이 순식간에 가난과 고통으로 곤두박질하는 참극이라 할 수 있으니 참으로 기구하고 슬프다 할 수 밖에 없다.

18세기 당시 제국임을 자랑하던 영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런던, 그 다음의 제 2위의 도시는 다름 아닌 더블린이었다. 당시 전 세계의 가장 큰 도시 순위를 꼽더라도 더블린은 런던, 비엔나, 파리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중요 도시였다.

이 만큼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었던 더블린과 아일랜드는 그만 섬 전역의 풍부한 작물로 번성하고 있었던 감자에 심각한 역병균이 번지는 바람에 수확이 급감하게 됐다. 본래는 동물들의 사료로 주로 이용되었던 작물이지만 아이리쉬 백성들이 주식으로 이용하였기 때문에 감자역병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자연 재해와 인재의 복합으로 인한 대참사였다.

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더블린 시민.[사진=로이터 뉴스핌]

당시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농작지는 영국의 지주들이 소유하며 소작농 방법으로 경작을 하고 있었고, 따라서 영국에서 필요한 곡식인 밀, 보리, 호밀 등은 매년 아일랜드 백성이 경작하여 지주에게 건네주었으며 영국으로 별 문제없이 수출되었다. 그러나 이 곡식들과는 달리, 1845년 부터 1848년까지의 만 4년 동안 역병으로 인하여 감자 흉작이 연이어지게 되었고 아일랜드 국민은 기아 선상에서 헤매게 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영국에 살고 있었던 지주들은 물론 영국 정부 조차도 이 상황의 조기 보고를 받고도 어떠한 긴급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아사한 아일랜드 백성이 약 100만명, 그리고 이로 인하여 아일랜드를 떠난 백성이 약 200만명에 달하였으며, 아일랜드 총 인구는 1841년부터 1871년 사이에 약 4분의 3으로 줄어들어, 지금까지도 총 인구가 당시의 최대 인구인 8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근> 동상군을 보며 무거워진 발이기는 하나, 힘을 내서 2000년 신세기 프로젝트 (Millenium Project) 로 개발된 강변 보드웍 (Boardwalk)을 걸으며 더블린 시내로 더 들어가자. 우리나라 서울 같으면 광화문 앞길 태평로로 여길 수 있는 더블린의 핵심 대로인 오코넬 가 (O'Connell Street) 에 다다르게 된다.

오코넬 가는 약 600 m 의 길이가 되는 더블린 시내의 큰 가로수길로, 영국 제국 당시의 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백성들의 권익이 영국 시민과 동일하게 존중되도록 평생의 정치활동을 통하여 아일랜드의 "해방자 (The Liberator)" 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했던 다니엘 오코넬 (Daniel O'Connell; 1775-1847) 을 기념하여 명명된 거리이다. 오코넬 가의 최남단에 그의 커다란 동상이 있다.

다니엘 오코넬 동상.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오코넬의 동상의 정 반대편, 즉 오코넬 가의 최북단에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또 다른 정치인 찰즈 스튜어트 파넬 (Charles Stewart Parnell; 1846-1891)의 동상과 기념비가 있다.

한 세대 이전의 다니엘 오코넬의 투쟁 덕분에 아일랜드의 여러 문제들이 부각된 상황에서 영국 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찰즈 스튜어트 파넬은, 군소당이었으나 영국내의 양대당의 집권과 통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자치령 당'(Home Rule Party)의 당수로, 아일랜드의 자치를 평생 주창하고 싸워온 아일랜드의 국민적 영웅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결국 아일랜드의 자치를 성공으로 이끌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누가 아일랜드 민족의 아들이 아니랄까봐 슬픈 종말이 그에게도 찾아왔을까. 소설가 제임즈 조이스는 <어느 젊은 화가의 초상>에서 파넬의 평생의 노력의 열매가 맺어지지 않음에 대하여 무척이나 안타까와 했으며, 이외에도 많은 소설가, 시인 등이 파넬을 애도하는 문학 작품을 남기고 있다.

약 50 m 만 걸어 올라가면, 양팔을 번쩍 위로 들며 수백 수천의 노동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의 노조 지도자 제임스 라킨(James Larkin) 의 동상이 서 있다. 때는 1913년 결핵이 만연하고 영아 사망률이 1000명당 142 명, 그리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슬럼가에서 굶주리고 있을 때, 짐 라킨과 죤 코넬리 (John Connelly) 등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을 규합하고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곧이어 이를 경계한 더블린의 많은 산업체 및 기업들이 자진하여 록 아웃(Lock-out; 고용주가 자진하여 작업을 중단시킴)을 개시하게 된다. 

겨울 햇볕을 즐기는 아일랜드 더블린 사람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7개월간 노동자들의 활동을 불가능케한 이 록 아웃은 비록 자본가들의 승리로 우선 보일 수 있었으나, 결국 여러 노조들이 정식으로 결성되고 기업들이 이를 인정하게 되었으며, 1913년 당시보다도 더 많은 조합원의 가입으로 이어지는 열매를 낳게 되었다.

제임스 라킨 동상을 조금만 지나면 웅장한 아일랜드의 중앙 우체국 (General Post Office, GPO) 앞에 도착한다. 우람한 돌 기둥으로 바쳐져 있는 건물, 곳곳에는 총알 또는 포탄에 의하여 그 튼튼한 돌 건축 재료가 쪼개져 나간 흔적들이 보인다.

1916년 4월 기독교 교회력으로는 부활절 주간, 아일랜드 역사의 벡터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새로이 설정되었다. 다음 서신에서 이를 같이 경험하자.   

* 필자 목 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 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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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투용 적합' 최종판정 받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가 7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며 체계개발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2015년 12월 체계개발 착수 후 10년 5개월,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약 3년간의 후속 시험평가 끝에 이뤄진 결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스웨덴·일본에 이어 독자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한 8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12일 경남 사천 남해 상공에서 KF-21 시제 4호기가 비행성능 검증 임무를 수행하며 비행시험을 전면 완료했다. KF-21 개발은 총 1600여 회, 1만3000개 항목에 이르는 비행시험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완료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2026.05.07 gomsi@newspim.com 방사청에 따르면, KF-21은 2021년 5월 최초 시험평가를 시작해 올 2월까지 약 5년간 지상시험을 통해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검증했다. 특히 2022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42개월간 진행된 비행시험에서는 총 1600여 회 비행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극저온·강우 등 악천후 조건 하 비행, 전자파 간섭 하 비행, 공중급유, 무장발사시험 등 1만3000여 개의 다양한 시험조건을 통해 비행 성능과 안정성을 완벽하게 검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투용 적합 판정은 KF-21 블록-I(기본성능·공대공 능력)의 모든 성능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방사청은 KF-21이 공군의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하고, 실제 전장 환경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기술 수준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국방부·합참·공군·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 등 민·관·군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룬 결실"이라며 "향후 양산 및 전력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공군의 작전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비행시험 효율화를 위해 시험 비행장을 사천에서 충남 서산까지 확대하고 국내 최초로 공중급유를 시험비행에 도입했다. 그 결과 개발 비행시험 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길 수 있었다. KF-21 체계개발 사업은 올해 6월 종료되며, 양산 1호기는 올해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산 1호기는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KAI 공장에서 출고됐으며, 4월 15일 출고 22일 만에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물량은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될 계획이며, 추가무장시험을 통해 공대지 무장 능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전력화할 계획으로, KF-21은 노후화된 F-4E·F-5E 전투기를 대체하는 한편, 대한민국 영공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방사청은 "검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 4대 강국 도약의 서막을 여는 K-방산 수출의 핵심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gomsi@newspim.com 2026-05-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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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가담' 항소심 징역 15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같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형량은 8년이 깎이며 대폭 낮아졌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그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한 전 총리가 지난해 11월 26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하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법 영상 캡쳐] ◆ '내란 중요임무' 유죄 인정…위증은 일부 무죄로 뒤집혀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대폭 낮췄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관련 절차적 요건 구비 ▲주요기관 봉쇄 계획 및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관련 지시 이행방안 논의 등 두가지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가 국회를 봉쇄하는 등 위헌·위법하며, 계엄 선포로 군 병력 다수가 집합해 폭동으로 나아갈 것으로 인식했다고 보인다"며 "이러한 인식 하에 이 사건 내란 행위에 가담하기로 결의해, 윤석열에게 형식적으로 의사 정족수를 채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것을 건의하는 등 내란 행위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계엄 선포 직전 도착한 국무위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거나, 윤석열에게 의견을 제시하라는 언동을 하지 않은 점을 보면, 계엄에 반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접견실에 남아 이상민과 둘만 남아 10분 동안 계엄 관련 문건과 단전·단수 조치 문건을 자세하게 검토하고 협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단전·단수) 지시사항을 차질 없이 실행되게 독려해 내란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 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공용서류 손상 혐의 등은 재차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1심에서 전부 유죄로 인정된 위증 혐의는 이날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부분과 관련해 "이상민이 김용현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교부받았을 때, 피고인이 당연히 봤을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1심에 사실오인·법리오해가 있었다고 봤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했다는 혐의와, 계엄 해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켰다는 혐의는 재차 무죄로 판단됐다. ◆ 고법 "내란, 폭동으로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해"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내란죄는 폭동으로 국가조직의 기본제도 파괴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를 직접 침해하는 범죄로서 그 성격과 중대성에 있어 어떠한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죄는 국가기관 기능 마비에 그치지 않고, 법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해 사회 안정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 체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행정부 2인자이며 국가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대통령을 응당 견제하고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피고인은 1980년 경 있던 위헌, 위법한 계엄 조치와 내란을 경험해 그런 사태가 야기하는 광범위한 피해와 혼란, 심각성과 중대성도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저버리고 위와 같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내란에 가담하는 편에 섰고, 잘못을 감추려고 사후 범행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자신이 저지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내란에 관해 이를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보다 적극 가담했다고 볼 자료는 찾기 어렵고 피고인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되자 대통령을 대신해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해 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검정색 양복에 흰 셔츠, 노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한 전 총리는 선고 초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급격하게 어두운 표정을 보이며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문 낭독 직후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변호인과 대화를 나눈 뒤 퇴정했다. 특검 측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심 선고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hong90@newspim.com 2026-05-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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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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