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방한
3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尹대통령 면담
'북한 7차 핵실험' 등 강력 경고 초미 관심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 북한의 핵무력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0일 오후 방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미 워싱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만난지 석달 만에 회담한다. 7차 핵실험 준비와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 수위가 주목된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한국과 필리핀 순방길에 나선 오스틴 장관은 한국을 먼저 찾았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0일 오후 4시 30분 전용기로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폴 라캐머라(맨 왼쪽)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해 잭 러브 주한미군 주임원사, 조슈아 우드 미 51전투비행단장(대령)과 존 엘스빅 주임원사 등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오스틴 장관은 3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찬한다. 이어 국방부 연병장에서 환영 의전 행사를 하며 방명록 작성 후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한다. 한미 국방장관 공동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만나 안보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 오스틴 장관은 다음날인 2월 1일 필리핀으로 떠난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대북정책 공조를 점검하고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의 이번 순방과 관련해 "역내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이 여전히 확고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술핵과 독자 핵무장까지 언급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실행력 제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이 한국을 급히 찾는 것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군 당국, 우리 국민에게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재확약하기 위한 방한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오는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이나 2월 16일 김정일 생일 전후를 계기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스틴 장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2월 하순 미 워싱턴D.C. 국방부에서 열리는 북한의 핵공격 시나리오를 상정한 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Table Top Exercise)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SC TTX는 2021년 9월 서울에서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계기로 열린 후 1년 5개월 만에 열린다.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DSC TTX에서는 과거 북핵 억제와 위기관리 측면의 토의였다면 북핵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어 ▲정보공유 ▲공동기획 ▲공동실행 ▲협의체계 등 4가지 차원에서 한측 입장이 보다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번 DSC TTX 결과는 올해 12월 10년 만에 개정되는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에도 반영된다. 한미군은 오는 5월 전략적 억제·대응 TTX도 예정돼 있다.
또 오는 3월 예정된 전반기 한미 연합 연습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현재 안보 상황을 반영해 실전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022년 11월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함께 찾아 초음속 장거리 핵폭격기 '죽음의 백조' B-1B 랜서 앞에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국방부] |
이에 따라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한미 간의 다양한 연합 훈련‧연습과 상시배치 수준의 미 전략자산 전개 확대를 실질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업무보고에서 올해 최소 3차례 이상 한미 국방장관회담도 열어 구체적 이행 방안을 협의하고, 미 핵사용 의사결정 과정에 한측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위기관리협의체계를 활성화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오스틴 장관의 한국‧필리핀 순방을 언급하면서 한미일 군사‧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은 이미 한국‧일본과 같은 역내 동맹에 확장억제 능력을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한미일은 계속해서 훈련에 집중할 것이며 함께 협력할 때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 논의 내용도 한국 측과 긴밀히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의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비롯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방안도 심도 있게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있을 경우에는 한미가 연합을 해서 아주 단호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그 대응의 종류에 대해서는 지금도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해서 특히 국방부, 그 다음에 외교부, 통일부도 참여해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장관은 "지금은 일종의 가상적인 상황인 걸로 해서 구체적인 조치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또 권 장관은 "9‧19 군사합의는 7차 핵실험뿐만 아니라 군사분계선(MDL)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협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핵실험까지 안 가더라도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 조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9‧19 군사합의 같은 경우에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핵이 아니라도 핵실험이 아닐 때 중대한 도발이 있다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