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가 미국과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른 핵사찰 재개 요구를 거부하면서 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 대통령이 체결한 새로운 포괄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2011년 2월 5일에 발효됐다.
양국은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규모 이하로 감축하고 정기적인 상호간 핵사찰을 통해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지난해 8월 러시아에 핵사찰 재개를 요청했지만 러시아가 거부했다고 알렸다.
팬데믹 사태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양국은 핵사찰을 일시 중단했다. 러시아는 팬데믹을 이유로 핵사찰 재개를 거부했지만 사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과 대(對)러 강경 대응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고 미 국무부는 해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9일 양국은 협정에 따른 핵사찰 재개 시점을 결정하기 위한 양자협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러시아는 막판에 회의를 연기하자고 했고 아직까지 새로운 일정을 조율하지 못했다.
협정은 양국이 연장하지 않는다면 2026년 2월에 만료된다. 그런데 러시아는 미국이 적대적인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연장 협상은 없다고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은 지난주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극도로 적대적인 노선을 재고하지 않는다면 우리로선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가 어렵다"고 발언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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