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 통한 '검수완박' 해소 평가
"원칙·절차 지키고 증거·법리 따라 진실 밝혀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로 인해 국민들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연 상반기 검사 전출 신고식에서 "지난해 4~5월 검찰을 돌이켜보면, 불타오르며 침몰하는 난파선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검찰이 다시 일어나서 걷고, 그리고 뛰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출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대검찰청] |
또 이 총장은 "수사 현실을 도외시하고 검찰의 역할과 기능에 심각한 제약을 가했던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최근 일선에서는 직접수사가 전년에 비해 40% 증가했다"며 "이를 비롯해 사법통제와 송치사건 보완수사, 형 집행 등 모든 영역에서 '일하는 기풍"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외부로부터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검찰구성원 모두가 뜻과 마음을 모아 노력한 결과"라며 "그래서 저는 제 앞에 있는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 스스로의 마음에도 희망과 의지가 싹트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4~5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인해 검찰이 존폐 위기에 몰렸으나, 법안이 시행되기 한 달 전인 같은 해 8월 법무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사 개시 범위를 복원한 과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 총장은 "검찰의 권한과 책무는 오직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한 일처리, 공정과 정치적 중립은 법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외부의 공격과 비난에 휘둘리거나 휩싸이지 않고, 원칙과 절차를 지키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진실을 밝혀 담담하고 용기 있게 그 진실을 보여 주면 족하다"며 "진실의 빛은 지극히 강해서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그 환한 모습을 드러내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 총장은 최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를 인용해 검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말이 있듯이, 검찰이 해야 할 일은 진실이 만천하에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거들어 주는 것뿐"이라며 "난무하는 주장과 크기만 한 목소리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굳은 뜻으로 진실을 찾는 책무에 전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총장은 "옮겨간 임지에서 바로 주인이 되기는 참 어려운 노릇"이라며 "새로운 곳에서 함께 일하게 된 동료들을 만나 알게 되고 그들과 동고동락한다는 마음으로 애정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 일하게 된 도시와 동네를 두루 걷고 살펴보고 애정을 갖게 되면 지역민을 위해 내가, 그리고 검찰이 해야 할 일들이 저절로 눈에 들어올 것이며, 검찰의 일을 제대로 해내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