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자격증 대여 등 '부정등록' 건설업체…대법 "정상 준공했다면 '사기' 아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2심 사기 혐의 인정해 징역 1년6개월 선고
대법 "사기죄 성립 위해선 일 완성할 능력·의사 없어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자본금 가장납입 등 부정등록으로 만들어진 건설업체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교량 가설·보수공사 계약 체결한 뒤 문제없이 일을 처리했다면 사기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도급계약에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일을 완성할 능력 등이 없음에도 거짓말을 해 대가를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등을 판단해야 하는데, 업체 설립 시 자본금 가장납입 등 사정만으로는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횡령),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A씨는 건설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본금을 가장납입하고, 국가기술자격증을 대여받는 등 편법을 사용해 건설업 부정등록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검찰은 그에게 이같은 부정등록 사실을 숨기고 관급공사계약을 체결해 총 33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사대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편취한 사기 혐의 등도 적용했다.

1심은 A씨의 자본금 가장납입, 사기 혐의 등을 인정하고 그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기죄의 요건에서 기망은 재산 거래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건설업 등록을 한 업체라는 사실은 피해회사들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지급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기초가 되는 사정"이라며 "이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묵비한 것은 피해회사들을 기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2심도 A씨의 자본금 가장납입, 사기 혐의 등을 인정하고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사 예정 금액이 1500만원 미만이었던 경미한 계약 3건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은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별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건설공사를 업으로 하려는 경우에는 등록하지 아니하고 건설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은 달랐다. A씨의 사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일을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을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해 일의 대가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법원이 도급계약의 내용과 체결 경위, 계약의 이행과정과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으로, 위법 행위가 일의 내용에 본질적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해당 업체가 하도급받거나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해 시공 또는 납품한 교량 가설공사 3건은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됐고, 시공상 하자가 발생했다거나 시공 과정에서 결함이 밝혀진 사실도 없다"며 "도급받은 보수공사 또한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 업체가 체결한 교량 가설공사계약과 보수공사계약은 모두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이라며 "해당 계약을 체결할 당시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 전원이 시공에 참여해야 한다거나 하도급 등을 통한 외부 인력의 참여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는 등의 특별한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어 "따라서 해당 업체의 설립 또는 사업 분야 확장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했다거나, 국가기술자격증을 대여받아 전문건설업 등록을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A씨에게 각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또 A씨의 업체는 공사 완성의 대가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설령 A씨가 발주기관 등에게 국가기술자격증 대여나 자본금의 납입가장 사실을 숨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와 공사대금 지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끝으로 재판부는 "즉 A씨가 발주기관 등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행위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의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교량 가설공사와 보수공사 관련 사기 혐의는 파기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당 무죄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단일죄 또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A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환송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hyun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