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육기관 대상 유사사례 점검 나서
과거 학폭 사건까지 조사 확대 가능성도
경찰학교, 임용 전이라 징계 불가해
경찰 준비생들은 '퇴교하라' 여론 들끓어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예비 경찰관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생 사이에 학교폭력(학폭)이 발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이 경찰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유사사례가 있는지 점검에 나선다.
경찰청 감찰 관계자는 8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경찰에는 여러 교육기관들이 있는 만큼 이번 사건과 같은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점검할 계획"이라며 "교육기관에는 학생만 있는 게 아니고 관리하는 경찰관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대처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교육기관은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학, 중앙경찰학교, 경찰수사연수원 4곳이다.
경찰청은 우선 현재 중앙경찰학교에 다니고 있는 교육생들 사이의 괴롭힘 문제를 먼저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과거 발생한 사건들과 관련해 학교 관리자들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조사 대상자와 대상 시기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 경찰관으로 임용되기 전에 발생한 사례여서 경찰 내부 감찰에 의한 징계처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피해 사실이 확인된다면 '퇴교 조치'까지 가능하다.
경찰중앙학교 관계자는 "재학생은 경찰 감찰에 의한 징계 대상자는 아니고 학칙에 의해서 회부하는 것"이라며 "현재 해당 사건의 추가 피해자는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전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296기 졸업식 참석 졸업생들과 함께 경찰모를 날리며 졸업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08.23 |
지난 3일 중앙경찰학교 교육생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312기 교육생이라고 밝히며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학교는 같은달 5일 해당 글을 올린 사람이 실제로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받는 교육생임을 확인한 뒤 해당 교육생을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과 분리 조치하고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나섰다.
목격자 진술을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들이 글을 올린 교육생의 목덜미에 인공 눈물을 뿌리는 등 괴롭힌 정황을 확인했고 이 같은 행위가 단순 장난이 아닌 괴롭힐 목적이었는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과거에도 중앙경찰학교 교육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는 폭로 글이 이어졌다. 지난달 중앙경찰학교를 수료한 311기 교육생이라고 밝힌 커뮤니티 회원은 "여성과 여경에 대한 성희롱, 여성혐오 발언 등 저급한 수준의 말을 듣기 힘들었다"며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대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중앙경찰학교 게시판에는 '학생들 괴롭히는 예비 폭력경찰들의 퇴학을 권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경찰학교 학폭에 관련된 글이 올라와 있었다. 경찰 준비생 커뮤니티에도 이번 사태를 접하고 퇴교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경찰 준비생들은 '이런 사람들이 경찰이 되면 범죄자 잡을 명분이 없어진다. 누가 누굴잡냐', '잘라야 한다. 경기 북부에도 한명있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중앙경찰학교로 가서 조사해야겠네', '교육기관 입소 중에 발생한 학폭을 퇴교 안 시키면 누굴 퇴교시키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