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아시아계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의 수상 소감에서 '여성'을 지운 SBS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의 소감을 전하며 그가 언급한 '여성들'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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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8뉴스 방송 화면] |
양자경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연으로 출연해 주체적인 어머니이자 여성 캐릭터로 활약하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양자경은 "여성 분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라"며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고 말했다.
하지만 SBS 측은 뉴스 화면에서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절대로 포기하지마세요"라면서 '여성'이라는 자막과 음성(And ladies)을 모두 지운 채 내보냈다.
시청자들은 아시아인 여성으로서 특별한 성취를 이룬 양자경의 수상 소감을 SBS가 의도적으로 편집, 왜곡했다며 즉각반발했다. SNS에서 불만이 쇄도한 것은 물론, SBS 시청자 게시판에도 해당 리포트를 작성한 기자와 편집자에게 비판이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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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자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3.13 jyyang@newspim.com |
14일 논란이 계속되자 SBS는 "해당 기자가 기사를 발제한 취지와 리포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해당 배우가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차별의 벽'을 넘어 성취를 이룬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었다"며 "의도를 갖고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 헤아려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nd ladies'라는 말이 갖는 함의가 있기에 디지털 콘텐츠를 모두 수정했다"며 "앞으로 인터뷰이의 메시지가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게 더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사과했다.
양자경은 말레이시아 출신의 아시아계 배우로 홍콩 액션 영화의 전성기를 함께했으며 할리우드에서도 성과를 이뤘다. 평소에도 여성 인권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SBS를 제외한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뉴스에서는 양자경의 해당 음성과 자막을 그대로 내보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