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W 당 1원 오르면 철강업체 비용 100억 늘어
"산업계가 인상분 안았는데 또 올릴 수 있어 걱정"
업계, 부생가스 등 자체 발전하고 효율 높여 대안 마련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한국전력의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향후 전기요금의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철강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부담까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조정을 유보했지만, 조만간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크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32조6552억원이라는 역대 최악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사진= 포스코] |
한전의 경우 전기 요금을 통한 원가 회수율이 70% 수준이다. 즉 운영을 위해서는 요금을 인상하거나 한전채 발행을 늘려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전채 발행을 늘릴 경우 채권시장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요금 인상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 인상이 가뜩이나 건설 경기 위축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철강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기료가 1KW당 1원 오르면 철강업체의 비용이 100억원 증가한다. 이는 순이익 급감으로 직결된다.
더욱이 최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철강 수요가 약화된 상황에서 비용의 갑작스러운 증가는 철강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이미 작년에 상당히 전기료가 올랐는데 대부분 산업용 전기료였다"라며 "이미 산업계가 전기료 인상분의 상당 부분을 안고 있는데 또 올릴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걱정이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철근공장 생산 모습 (냉각대) [사진= 현대제철] |
포스코는 전기로 사용을 하지 않아 외부 전기 사용이 적지만, 비용면에서는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기로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
업계에서는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에너지 재활용과 태양광 등을 이용한 자체 발전으로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2021년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총 전력 사용량 24492GW 중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체 발전으로 16013GW를, LNG발전으로 2979GW를 충당했다. 포스코의 외부 구매 전력량은 2847GW였다. 88%를 자체 발전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기에 더해 전기로 사용이 없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이 포스코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역시 부생가스를 이용한 에너지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당진에 현대그린파워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자체 발전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다소 완화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사진 제공=동국제강]2023.03.29 dedanhi@newspim.com |
동국제강은 당진과 포항 제철소에서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고, 공장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통해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려 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의 고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지곤 전기로 대비 30% 가량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 전기로인 에코아크전기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이것이 완료되는 데는 10여 년이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가 효율화 등으로 전기료 일부를 절감하는 수준이지만 근본적으로 원가 상승은 어쩔 수 없다"라며 "최근 건설경기가 불안불안하게 관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업체 역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전기사업법에 따라 3.7% 강제로 징수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낮춰달라는 업계의 요구도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