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법원 배심원단, 여성작가에 배상 결정
"성추행 명예훼손 등 인정...성폭행 확인은 못해"
트럼프 "전혀 모르는 여자" 반박...즉각 항소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6)이 1990년대에 자신을 성폭행하고 이후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여성 작가와의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배상금과 징벌적 손해 배상으로 500만 달러를 원고인 E. 진 캐럴(79)에게 지급하라는 평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잡지 엘르의 작가였던 캐럴은 지난 1995년 또는 이듬해에 맨해튼의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해 10월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자신의 주장을 '완전한 사기' '거짓말'이라고 비난한 글을 올리며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남성 6명,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트럼프가 과거 캐럴을 성적 학대했다는 점은 입증이 되지만, 성폭행했다는 점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캐럴은 이날 변호사들의 손을 잡은 채 평결 과정을 지켜봤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뒤 기자들에게 별도의 언급 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 변호인단은 이날 평결에 반발하면서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평결 직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판결은 "수치스럽다"면서 "나는 결단코 이 여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 25일부터 진행된 이번 재판에 단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화상을 통해 소송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기됐지만, 트럼프는 줄곧 민주당원인 캐럴이 자신의 비망록 판매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