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올 1월 13.5달러...5월 첫째주 2.6달러
정유 4사, 올 1분기 영업익 전년대비 69.4%감소
국제유가 변동 영향 등으로 석유화학 사업 강화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가 올해는 '울상'이다.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다. 그나마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황이 나은 편인데, 정유사들은 신규사업에 눈을 돌리며 석유화학 사업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정유사의 평균 정제마진을 나타내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6월 24.5달러까지 치솟은 뒤 곤두박질치더니 올해 1월 넷째주 13.5달러까지 회복하다 다시 5월 첫째주 2.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지표로 업계에선 통상 4~5달러 선을 손익 분기점으로 본다.
이런 영향 등으로 올 1분기 국내 정유4사의 영업이익 총 합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4% 감소한 1조456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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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S-OIL)의 영업이익은 51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28%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했고, GS칼텍스는 3068억원으로 72% 급감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2590억원으로 63% 줄었다.
업계에선 그나마 석유화학 사업이 뒷받침되는 정유사들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감산한다고 하면서 국제유가가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4월 들어 감산효과가 지속되지 못하고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4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며 "석유화학 제품 대비 정유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제 적자를 걱정해야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면서 정유사들은 정유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대신 새로운 사업으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늘리고 추세다.
지난해 정유 4사의 석유화학 사업 매출은 총 33조2878억원으로 전년(24조511억원)대비 3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별 석유화학 사업 비중도 늘고 있다.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 사업비중은 24.3%, SK이노베이션은 23.5%다. GS칼텍스, 에쓰오일은 각각 15%, 12%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모함메드 Y. 알 카타니 사우디 아람코 수석부사장, 김두겸 울산시장, 후세인 알 카타니 S-OIL CEO, 윤석열 대통령, 아민 H.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사장&CEO, 손경익 S-OIL 노동조합위원장, 이재훈 S-OIL 이사회 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OIL] |
석유화학 사업현황을 살펴보면 에쓰오일은 지난 3월 9조2580억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의 첫 삽을 떴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을 준공해 가동을 시작했다. GS칼텍스는 연간 석유화학공업의 기본 원료인 에틸렌 75만 톤(t), 폴리에틸렌 50만t, 프로필렌 41만t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지난해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 공장을 준공했다. HPC 프로젝트는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으로 이곳에서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등의 영향 여파로 향후 수출 증대가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실적은 올해 정제마진 급락 등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석유화학 시황은 나쁘지 않은데 폴리에틸렌 등 제품가격 개선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