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법제화' 의료법 개정안
與, 17일 당정협의회 열고 시범사업 추진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당장 다음 달부터 '불법'으로 분류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회에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5건이 발의돼 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원격 모니터링 또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추진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5건(김성원·이종성·최혜영·강병원·신현영) 가운데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김성원 의원안을 제외한 나머지 안은 재진에 한해 법제화를 추진하자는 게 골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10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중 '집중관리군' 위주로 유선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 비대면 진료를 받는 새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2022.02.17 pangbin@newspim.com |
초·재진 문제와 관련해 이종성 의원은 "코로나19 동안은 초진까지 허용했는데 아직 국민 정서나 여러 우려하는 부분이 있어 대상을 한정했다"며 "일단은 초진부터 허용하기보다는 재진 환자부터 단계적으로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성·최혜영 의원안은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진단과 처방까지 가능케 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지난 3월 발의된 신현영 의원안은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도록 설정했다.
강병원 의원안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장기 진료가 필요한 고혈압·당뇨 등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관찰·상담 등 원격 모니터링만 허용하도록 했다.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인 유니콘팜 소속 김성원 의원이 발의한 안은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 대상으로 포함한 게 특징이다. 다만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은 처방하지 못하도록 한다.
농어촌이나 섬 지역 등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윤재갑 의원은 지난 2021년 11월 공중보건의사가 농어촌·섬 주민의 건강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감기와 같은 간단한 질병은 내원하지 않고 진단·처방하도록 하는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들은 지난달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비대면 진료 범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11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19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도 자동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불법이 될 상황에 부닥쳤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20년 12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감염병 위기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의사의 의료적 판단에 따라 유·무선 전화, 화상통신을 활용한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의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당정협의회를 열고 시범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이 의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여러 직역에서 우려하는 내용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코로나 3년 동안 이렇다 할 문제가 드러난 건 없었지만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인 만큼 법으로 제도화하기 전 다시 한번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쟁점은 진료 대상을 재진으로 한정할지와 약 배송 문제다.
코로나19 때는 초진 환자까지 포함해 비대면 진료를 했다. 다만 복지부가 지난 2월 의사단체와 초·재진 문제와 관련해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하기로 협의한 만큼 재진 환자만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대면 약 배송 문제는 약사회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약사회는 약 처방 오남용과 배송하는 과정의 안전성 문제를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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