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익편취 심사지침 개정안 시행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앞으로 계열사가 특허를 보유하거나 외부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대기업그룹이 총수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사익편취 제재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전산망이나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시설에 화재 등 사고로 장애가 발생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에도 일감 몰아주기 예외가 인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을 22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사익편취 행위의 부당성 판단기준을 구체화하고, 일감 몰아주기 요건 및 예외사유를 법령에 맞춰 정비했으며, 일감 몰아주기 예외의 구체적 사례를 추가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기존 심사지침은 총수일가(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이 귀속되는지 여부로 부당성을 판단하도록 규정했을 뿐 정작 '부당한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없어 법 집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최근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한진, 하이트진로, 효성 등의 사익편취 사건을 통해 총수일가에 이익이 제공되더라도 이것이 부당하다는 사실이 추가로 입증돼야 위법성이 인정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행위주체·객체·특수관계인 간 관계, 행위의 목적·의도 및 경위, 경제적 상황,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기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부당한 이익을 판단하도록 했다. 또한 사익편취 규제는 부당지원행위와 달리 '공정거래저해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지침 조항도 판례 문구에 맞춰 정비했다.
일감 몰아주기 요건과 예외 규정도 손봤다.
기존 심사지침은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와 '합리적 고려'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 기재돼 법령보다 엄격한 요건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이에 따라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와 '합리적 고려'를 선택적 요건으로 개정해 기업들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특히 기존 심사지침은 '긴급성이 요구되는 거래'를 '불가항력의 경우'로 한정하고 있었으나, 개정안은 불가항력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 입장에서 객관적·합리적으로 예견하기 어렵거나 현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는 회피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에 의해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긴급성 예외에 포함시켰다.
개정안은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의 예외인 효율성, 긴급성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들을 추가했다.
비계열사와 거래 시 기존물품과 호환성이 없는 경우, 계열사가 관련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경우 효율성이 인정된다. 또한 외부업체의 지급불능, 법정관리 등으로 신속히 사업자를 변경해야 할 경우, 전산망에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에는 긴급성이 있다고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심사지침 개정내용을 널리 알려 기업들의 자율적인 법 준수 노력을 뒷받침하는 한편,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대기업집단 정책의 효과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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