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개선·지구온난화 원인으로 꼽혀
인체 무해하지만 방제 나서는 지자체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최근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곤충인 동양하루살이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강가나 하천 인근에서 밤마다 동양하루살이 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 1.8~2.2cm에 날개를 펴면 5cm로 몸길이가 늘어나는 대형 하루살이여서 '팅커벨'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유충에서 성충이 될 때까지 1~2년 정도 시간이 걸리며 성충이 되면 이름처럼 하루 혹은 최대 3~4일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
이들은 낮에는 활동하지 않고 밤에 불빛이 있는 곳으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어 조명이 있는 식당, 가게나 야구장 등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강이 인접해 있는 서울 송파·강동·광진·성동구나 남양주시 등에는 5~6월 사이에 주로 출몰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 [자료=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
최근 잠실야구장을 갔었다는 김모(39) 씨는 "평소에도 벌레들이 날아다니기도 했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벌레들이 많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경기를 제대로 보기 어렵고 무섭기까지 해서 중간에 나왔었다"고 전했다.
직장인 서모(30) 씨는 "날이 따뜻해져서 노점에서 저녁을 먹으려는데 벌레가 자꾸 날아들어서 분위기도 깨지고 징그러워서 제대로 밥을 먹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동양하루살이가 늘어난 데에는 수질 개선과 함께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이들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 물에서만 서식하므로 수질이 좋아지고 강수가 충분해 이들이 서식할 수 있는 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양하루살이는 자체 체온이 없어서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한데 지구 온난화로 온도가 올라가면서 세포 활성도도 커지다보니 성장속도가 빨라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천이나 강물에 주로 사는데 수질이 2급수 이상인 곳에서만 사는데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본다. 동양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 먹이도 먹지 않는데다 사람을 물지도 않아 전염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이들이 인체에 큰 해는 끼치지 않지만 동양하루살이가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양주시는 2024년까지 매년 15%씩 하루살이 개체수를 줄인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양하루살이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생태계에서도 나름의 역할이 있는만큼 방제 작업보다는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루살이가 죽으면서 쌓인 시체들의 모습이나 여기서 나오는 악취들이 불편함을 줄 수 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