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수험생 답안지 실수로 파쇄
임기 9개월 남기고 불명예 퇴직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답안지 파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다.
당초 어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일까지로, 임기를 9개월 남기고 불명예 졸업한 셈이다.
1일 고용노동부와 공단 측에 따르면, 어 이사장은 최근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용부와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등은 어 이사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중인 상황으로, 사표 수리시 이사장의 임기는 바로 종료된다.
이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간직이다. 어 이사장은 공단 임원추천위원회와 고용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단계를 거쳐 2021년 3월 3일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다만 스스로 직을 내려놓으면서 임기 전 불명예 퇴직한 기관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 네번째)과 임직원들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에서 시행된 '2023년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답안지 파쇄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24 swimming@newspim.com |
어 이사장이 사직서를 낸 배경엔 지난 4월 인력공단 주관으로 실시된 국가자격시험의 관리 부실 문제가 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에서 치러진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필답형 답안지 609장이 공단 측 실수로 채점도 되기 전에 파쇄된 것이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줄곧 어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어 이사장은 여당과 여론의 압박에 결국 사직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어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끝까지 수습에 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어 이사장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 사직하는 건 맞지 않다고 대내외적으로 언급했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여당 등에서 의원면직으로 책임을 지라는 입장을 계속 강조하면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답안지 파쇄 피해자들 사이에서 집단소송의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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