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의 제재로 통신장비 수출이 막힌 중국 화웨이(華爲)가 일본의 30여개사에 통신관련 특허기술 로열티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의 로열티 지급 요구대상이 우리나라 업체를 포함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일본지사의 한 관계자가 "현재 약 30개의 일본 기업과 로열티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봉황망이 일본언론을 인용해 19일 전했다.
30개업체 가운데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형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로열티 지급을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제품수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은 로열티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로열티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가 제안한 로열티 지급 방안은 장비 1대당 50엔의 고정비 혹은 장비 가격의 0.1%다. 이같은 요금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이라는 것이 매체의 해설이다.
화웨이는 4G 통신, 5G 통신, 와이파이 등 국제표준을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특허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5G 통신 기술 관련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특허정보 분석업체인 아이피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G관련 필수 표준특허 4796건 중 화웨이가 가장 많은 21%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삼성(12%), LG(11%), 퀄컴(10%), 노키아(9%), 에릭슨(7%) 순이었다.
통신관련 장비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화웨이의 기술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화웨이가 관련 기업에 로열티 지급을 요청할 경우 해당 기업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화웨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싱가포르, 인도,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로열티 매출을 획득하기 위해 일본에 지재권전략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스즈키자동차를 상대로 커넥티드카 제조에 필요한 5G통신 기술관련 지재권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도쿄의 컨설팅업체인 시드플래닝은 "무선통신 모듈은 화웨이의 특허기술 사용이 필수적이며, 자율주행, 공장자동화, 전력망, 물류분야 등에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는 화웨이의 로열티 매출 획득 대상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화웨이는 2021년 애플, 삼성전자, 버라이즌 등과 로열티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벤츠, 아우디, BMW, 람보르기니 등과 로열티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웨이 자료사진[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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