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넷플릭스 망 사용료 관련 법제화 움직임 가시화
SKB 2심 결과 앞두고 긍정적 여론 조성 위한 방한?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국내 통신업계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망 이용대가 이슈에 대해 이미 오픈 커넥트 시스템(OCA)에 투자했다며 망 이용대가 관련 넷플릭스의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22일 테드 서랜도스 CEO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개최된 K-콘텐츠 간담회에서 망 이용대가와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 같은 크리에이티브 회사들과 인터넷 회사들이 있는데, 우리 모두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를 위해 10억달러(1조2900억원) 정도를 오픈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했다"면서 "6000개 이상의 지점에 투자한 이 금액을 통해 인터넷이 더 빨라질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이 같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사진=넷플릭스] 2023.06.22 alice09@newspim.com |
테드 서랜도스 CEO가 이야기 한 OCA는 넷플릭스가 자체 개발한 캐시서버다.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2심 재판을 진행 중인 데, 넷플릭스는 변론을 통해 OCA를 활용할 경우 대규모 트래픽을 줄여줘 ISP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역시 당시 간담회에서 망 이용대가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지난해 전 세계 1000여개 ISP가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 커넥트를 이용해 전체 트래픽을 최소 95% 절감했고, 1조4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주장하며 "이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생태계가 ISP와 넷플릭스 모두 '윈-윈' 되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불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유럽의회는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LTG)'의 공정기여, 즉 망 이용대가 부담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올 하반기 유럽공동체(EC)가 의회에 제안할 예정인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 통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결의안의 핵심 인물인 타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29일 방한을 예고했다. 이 일련의 과정 속 이번 테드 서랜도스 CEO 방한이 망 이용대가 관련 법제화 움직임을 무마시키기 위해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한 의도된 움직임이 아니냐는 업계 시각이 있다.
ICT에 정통한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2심 소송이 막바지로 가며 결과를 앞두고 있는데, 넷플릭스 입장에선 국내에 우호적인 여론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SK브로드밴드 2심 결과가 넷플릭스에 유리하게 조성될 경우 유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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