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수처리·탄소 포집 분야 활용도↑
수처리분야 2030년 460조원 규모 성장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식음료, 의료, 수처리, 석유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팔방미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분리막입니다. 분리막은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거나 배제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입니다.
분리막의 다양한 활용 분야 [사진=SNE리서치] |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이차전지인 리튬이온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요소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화재나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으면서 리튬이온만 잘 지나다니도록 하는 것이 분리막 기술의 핵심입니다.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면 단락(쇼트·합선)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의 안전성을 위해 분리막이 꼭 필요합니다.
수처리 분야에서도 사용됩니다. 분리막은 1960년대에 해수를 담수화하는 공정을 통해 처음으로 산업화 되었을 만치 수처리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온교환막이 대표적입니다. 폐수를 분리막을 이용해 산업이나 가정용 물로 정수·생산합니다. 정수장에서 오염수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선 여과 과정을 거치지만 바이러스나 미생물 등의 제거를 위해 분리막도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이외에도 바닷물에 염분과 이물질 등을 제거해 민물로 만드는 '해수담수화'가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온교환막 수처리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0조원에서 2030년 460조원 규모로 연 20%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식음료 분야에선 주류, 유가공 등 액체 여과에 활용됩니다. 분리막은 이들 제품을 제조하는 데에 있어 농축, 살균, 분리 등의 필수 공정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의료 분야에서는 혈액 투석, 혈장 분리, 콘택트렌즈, 바이오 센서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혈액 여과기, 흡착 혈액관류기, 혈장 분획기, 인공 심폐기 등에 고분자 분리막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석유 및 화학 분야 등에서도 이산화탄소와 수소분리 및 회수, 산소의 농축, 혼합물 분리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학 공정에서 유기 혼합물과 유기 용매를 분리합니다. 메탄을 회수하고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제거하는 역할도 합니다.
분리막을 이용해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만을 투과시키는 '분리막 포집' 기술도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분리막 포집 기술을 보유한 가스 분리막 전문기업 에어레인에 투자하는 등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SKIET 직원이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SK는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LiBS)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산화탄소의 포집, 수송, 저장 과정을 탄소포집저장(CCS)이라고 부릅니다. CCUS는 여기에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까지 포괄합니다.
분리막을 활용한 탄소 포집은 기존 습식, 건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보편화된 습식은 액상 흡수제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데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하고, 흡수제 재생에 많은 에너지 필요로 합니다. 또 흡수제 분해 및 환경 유해 물질 발생 등 여러 단점이 존재합니다.
건식은 에너지 소모가 습식보다 적은 고체 흡착제로 탄소를 포집해 비용 절감과 설비 소형화가 가능하지만 흡착제 마모와 뭉침 현상 탓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탄소만 선택적으로 통과하는 분리막을 사용하면 화학물질 등 다른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에 폐수 발생 우려가 줄어듭니다. 분리막은 모듈화돼있어 덜 복잡한 공정이 적용돼, 기존 공정보다 작은 면적을 차지하기에 부지 활용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계적인 CCUS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오는 2050년까지 관련 장비 시장 규모만 누적 45조엔, 연간 10조엔의 경제 파급 효과를 예상합니다. 세계 CCUS 업계에서는 이 중 포집 분야에서만 60%가량의 경제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