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수사에서 팀장 책임·역할 강조
수사지연·핑퐁게임 방지 효과 기대
현장에서는 수사 부담 증가 우려도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이달부터 모든 사건 수사를 팀장 중심으로 진행하는 개선책을 실시한다. 수사인력의 책임감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인데 향후 수사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찰이 '수사경찰 리뉴얼' 작업에서 검토가 완료된 '팀장 중심수사' 등의 과제를 1일부터 시행했다.
앞으로 전국 경찰청과 경찰서에 수사부서가 맡는 사건은 팀원이 아닌 팀장에게 배당되고 팀장을 '정 수사관'으로 지정해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사건처리 전 과정을 주도해서 처리하게 된다. 팀장은 구체적인 수사 지휘방식 등에서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받게 된다. 현재 본청과 일선 경찰서 수사팀장은 대부분 경감이 맡고 있다.
경찰은 정기적으로 팀장 지휘역량 평가를 실시해 역량있는 수사관을 팀장으로 보임하게 하고 경정 특진 등 인센티브등도 주어질 예정이다. 반면 평가에서 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 팀장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이나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월부터 급변하는 치안여건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수사조직, 지휘체계, 인재양성 등 경찰수사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검토하는 '수사 경찰 리뉴얼'을 실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12일 '수사부서 팀장 중심 수사체계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같은달 24~28일 전국 수사부서 팀장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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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 [사진=뉴스핌DB] |
경찰은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수사 인력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높이면서 수사 지연이나 검찰과 '핑퐁게임' 등을 줄이고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배당이 팀원이 아닌 팀장에게 되는게 큰 차이로 팀장들의 수사역량 강화와 책임감을 갖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면서 "그동안 사건 조사가 늘어지고 경찰과 검찰의 핑퐁게임으로 인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접수된 사건을 책임감을 갖고 빠르게 처리하도록 팀장 평가 항목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역량 평가가 도입되는만큼 수사 과정에서 부담이 커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팀장에게 수사에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건 좋지만 그만큼 부담도 더 커졌다"면서 "역량 평가가 어떻게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단순 성과만 보는게 아니라 사건의 성격등을 고려해서 평가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팀장 중심의 수사 방향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수사 환경의 변화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개선과 함께 팀장에게 권한과 역량을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취지는 좋지만 팀장에게 책임만 가중되고 수사 재량권이나 권한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현장에서 소신껏 수사한 결과에 대해서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 책임을 지도록 해 적극적인 수사를 장려할 수 있는 방안들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